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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C, 버티기 안간힘… 내년 바라보고 줄줄이 유상증자
LCC, 버티기 안간힘… 내년 바라보고 줄줄이 유상증자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1.10.2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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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금 확보·재무구조 개선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증
부채비율 1,000% 상회, 완전자본잠식도… 코로나에 빚만 쌓여
업계 “유증,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업황 정상화 및 트래블버블 기대
국내 항공사들이 2분기 줄줄이 적자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국내 항공사들이 코로나 시국을 버티기 위해 유상증자로 자금 마련에 나서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국내 항공업계가 코시국에 허리띠를 졸라 매고 갖은 고육지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여전히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저비용항공사(LCC)는 대형항공사(FSC)처럼 화물기 운영이 쉽지 않아 빚만 쌓이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대부분의 항공사는 트래블버블(격리면제 여행 권역) 및 항공수요 회복만을 바라보고 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연이어 시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국내 LCC 4개사(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는 유상증자를 통해 실탄을 마련했고, 유동성 위기를 면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 지난해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마저 바닥을 보이는 상황이다.

이에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 마련 및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모습이다. 올해 하반기 가장 먼저 유상증자에 나선 LCC는 에어부산이며, 이어 제주항공, 진에어 순이다.

에어부산은 지난 9월 유상증자를 통해 2,270억원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에어부산의 청약률은 105.4%를 기록했다. 에어부산이 유상증자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대주주인 아시아나항공과 부산시 참여가 유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발행 주식 수가 너무나 방대하다는 점은 향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에어부산이 이번에 증자를 통해 발행한 신주는 1억1,185만주이며, 증자 전 발행 주식 수는 8,207만주다.

유상증자는 자본금 유입으로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는 수단이면서도 이자 상환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긍정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그러나 반대로 주식 지분율과 주당순이익(EPS)이 낮아져 주식 가치가 희석되는 현상이 발생해 악재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현재 코시국을 버티기 위해 유상증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이번달에는 제주항공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유상증자 규모는 1,126만53주이며, 증자 전 발행주식 총 수의 29% 수준이다. 제주항공의 유상증자에는 많은 투자자가 몰렸으며, 지난 21~22일 진행된 일반 공모 청약에는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며 흥행 속에서 약 2,066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했다.

여기에 다음달에는 진에어가 유증에 나선다. 진에어는 먼저 유상증자를 단행한 두 항공사 대비 신주 발행 수가 적은 수준이다. 진에어는 이번 유상 증자로 720만주를 신주로 발행하며, 증자 전 발행주식 총 수 4,500만주의 16% 수준이다. 진에어는 이번 증자를 통해 마련되는 자금 약 1,238억원은 모두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에어부산과 제주항공의 유상증자에 많은 투자자가 몰린 만큼 다가올 진에어 유상증자에도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될지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현재 항공업계는 쉽지 않은 상황 속에 빚만 쌓여가면서 일부 항공사는 부채비율이 1,000%를 상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항공사도 존재해 투자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제주항공은 △자본금 1,925억원 △자본 총계 809억원 △부채 총계 9,854억원 △자본잠식률 57.97% △부채비율 1,218% 등이다. 진에어는 자본금 450억원을 모두 소진하고 자본 총계가 –176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부채도 4,768억원에 달한다. 에어부산도 올해 반기 기준 자본잠식률 29.96%, 부채비율 1,719% 수준이다.

항공업 특성상 항공기 리스 등의 요인으로 부채가 타 업종 대비 높게 책정되는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전반적으로 LCC의 현재 재무 상태는 좋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올해 항공업계에 지원하던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을 이번달을 끝으로 중단하고 나서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LCC 업계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당장 운영자금을 마련해 재무구조 개선 및 고용유지를 위해 유상증자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유상증자를 두고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하다는 평가도 잇따른다. 업황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수익 개선도 이뤄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항공업계에서는 트래블버블 확대로 국제선 운항이 늘어나고 점차 정상적 운항이 재개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한편, 국내 LCC 중 그나마 재무상태가 양호한 항공사는 티웨이항공으로 △자본금 711억원 △자본 총계 1,195억원 △부채 총계 6,177억원 △부채비율 517% 등 수준이다. 티웨이항공은 별도의 유상 증자 계획이 없으며, 대신 지주사인 티웨이홀딩스가 유상증자를 통해 자회사로 자금을 수혈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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