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7일 국회에서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와 만나 보수통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국회에서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와 만나 보수통합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자유한국당 친박계 중진의원들이 황교안 대표의 새로운보수당과 통합 추진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제안한 3대 원칙을 수용하면서 통합하는 것이 오히려 한국당의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친박계 중진들은 4‧15 총선 승리를 위해 보수통합이 필요하다는 점 자체에는 공감했으나, 한국당 중심이 돼야한다는 의견이 확고했다.

최근 황 대표가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공식화하면서 새보수당과의 합당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이 과정에서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제안했던 3원칙을 받아들이겠다는 뜻까지 공개적으로 밝혔다. 보수재건의 3원칙은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로 나가며,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는 것이다. 여기서 새집은 새로운 당을 세우는 것을 의미한다.

황 대표의 이런 뜻에 한국당 최대계파인 친박계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친박계 한 중진 의원은 7일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청계천 물이 한강에 들어온다고 해서 한강물 이름을 바꿀 수 있겠느냐”면서 “통합추진을 하는 것은 좋지만 당을 해체하면서 새롭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새보수당은) 이제 새롭게 창당해 출발하는 입장이다”면서 “덩치에서부터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한국당은 당원이 200만명이 넘는데 집을 허물고 새 당을 짓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한국당 통합추진단장이자 5선의 원유철 의원도 보수통합에 대승적으로 공감했다. 다만 원 의원은 “그동안 통합과 관련된 일을 맡아온 입장에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면서 “현 정부의 독주와 폭정을 막기 위해선 강한 야당이 필요하지 않겠느냐. 한국당은 절대 분당되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밖에 한국당 중진의원들도 한국당 중심으로 보수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공통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새보수당과의 통합은 기본적으로 가능하다. 지금 상태로 총선을 준비하게 되면 표심만 잃게 된다”면서 “하지만 새보수당은 한국당과 뜻이 다른 것 같다. 특히 유승민 의원은 대선을 다시 보고 있고 하태경 의원의 생각도 다른 것 같다. 한국당과 뜻이 다르기에 각자의 길로 가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당내 여론을 감안한 듯, 황 대표는 ‘보수통합 3원칙’에 대해 다소 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황 대표가 이날 보수통합 3원칙을 수용한다는 내용의 공식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실제로 이뤄지지 않았다.

물론 황 대표는 “과거에 한 말을 보시라. 제가 이미 두 번을 이야기 했다”며 3대 원칙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내놨다. 하지만 유승민 의원은 “3원칙에 대해서 (황 대표와) 이야기를 한 것은 별로 없다”면서 “패스트트랙이 12월부터 계속됐는데 그 이후 3원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 게 없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