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3월 여객수 152만명, 전년 동월 대비 19.5% 수준
에어서울, 3월 항공기 운항 25편·여객 4,000여명… 전년 1,023편·18만명 대비 급락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항공업계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사태로 여행객 수가 급감하자 지난달 자구책의 일환으로 운항편을 대거 감편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한 곳인 이스타항공은 이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지난달 20일 결국 셧다운을 선포했다.
이스타항공이 셧다운을 선포하자 국내 타 항공사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내 항공업계 막내인 에어서울은 지난달 항공기를 단 25편만 운항하는 등 전년 동월 대비 항공기 운항편이 약 98% 급감했다. 셧다운에 버금가는 감편이다.
13일 항공정보포털시스템(항공포털) 항공통계에 따르면 지난 3월 국적항공사를 이용한 여객수는 152만1,525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80.5% 감소했다. 코로나19로 해외 다수의 국가가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에어서울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지난달 에어서울을 이용한 여객수는 단 4,363명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3월 에어서울의 여객수 18만1,513명의 2.4% 수준이다. 에어서울의 3월 여객수는 전년 동월 대비 97.6% 감소했다.
여객이 급감하자 에어서울은 항공편도 대폭 감편해 지난 한 달 동안은 단 25편의 항공편만 운항했다. 지난해 3월 1,023편을 운항하던 것에 비해 97.6%나 줄인 것이다. 항공편을 정상적으로 운항하지 못하게 되자 에어서울은 직원의 90%를 유급휴직하는 것으로 조치를 취했다. 대표이사를 포함한 모든 임원들도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에어서울은 최근 제주 노선을 증편하는 강수를 뒀다. 지난달 주말 제주 노선 탑승률이 91%를 넘는 등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추세에 따른 움직임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에어서울은 앞서 기존 주 25회 운항하던 김포∼제주 노선을 지난달에는 주말에만 주 2∼3편 운항으로 축소해 운항을 이어오다 지난 6일부터 김포∼제주 노선 운항을 주 32회로 확대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4월 제주 노선은 평균 85% 이상의 탑승률이 예상돼 주말은 하루 5∼6편을 운항하는 것으로 증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해외 노선이 모두 막히면서 전 항공사들이 돌파구를 찾다 제주 노선으로 몰리고 있다. 에어서울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여객수는 한정돼 있는데 모든 항공사들이 제주 노선에 몰리게 되면 공급과잉이 나타날 수 있고 나아가 최악의 경우에는 과당경쟁을 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공사들도 이를 모르지는 않지만 현재 제주 노선 외에는 별다른 해결책이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국가에서는 한국발 여객에 대한 격리 조치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부 지원은 느리기만 하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조만간 셧다운을 선포하는 항공사가 또 나오게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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