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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축제′ 논란] 여야 보선 후보들 '셈법' 분주
[′퀴어축제′ 논란] 여야 보선 후보들 '셈법' 분주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1.02.23 17: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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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의 제3지대 TV 토론회에서 시작된 ′퀴어축제′ 논쟁이 정치권을 흔들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퀴어축제 여진이 정치권을 흔들고 있는 가운데, 4ㆍ7 보궐선거 여야 후보들이 셈법 계산에 분주한 모양새다. 일부 후보들은 이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지만, 대다수 후보들은 ‘전략적 모호함’을 취하며 비판이 일고 있다.

23일 보궐선거에 출마한 일부 후보들은 퀴어축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진애 열린민주당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고 안 대표의 발언에 대해 “성 소수자에 대한 몰이해일 뿐 아니라 취향을 핑계로 저지르는 공공연한 억압”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가 담긴 반인권적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반성과 함께 진정성이 담긴 사과를 하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야권에서는 화두를 쏘아 올린 금태섭 전 의원이 나섰다. 금 전 의원은 지난 18일 제3지대 경선 토론회에서 안 대표에게 퀴어 퍼레이드 참가 여부를 물으며 논쟁의 불씨를 지폈다. 당시 안 대표는 “거부할 권리도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금 전 의원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안 대표의 발언은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금 전 의원은 이날도 퀴어축제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이날 JTBC ‘전우용의 뉴스ON’에 출연해 “(안 대표의 발언은) 헌법 위반이다. 서울시장이 어떻게 눈에 보기 싫다고 집회를 옮길 수 있는가”며 “우리나라 정치가 얼마나 낡았는지, 시대착오적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명확한 ‘반대 의사’를 밝히며 색을 분명히 하는 모습도 나왔다. 나경원 전 의원은 성 소수자 인권을 존중하지만, 다른 시민들의 불편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산에서도 이러한 일성이 나왔다. 부산시장에 출마한 이언주 전 의원은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성 소수자의 인권은 존중하지만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반대 의사를 표현할 자유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수의 후보들은 퀴어축제 여부에 대해 전략적으로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모양새다. /뉴시스

◇ 외연 확장 우려… ‘전략적 모호성’

일부 후보들이 명확한 입장을 견지하는 것과는 달리, 대다수의 후보들은 모호한 입장을 취하며 답변을 유보하고 있다. 보수‧진보진영 간 의견대립이 분명한 사안인 만큼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외연 확장에 한계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탓이다. 특히 지지율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후보들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장 여권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차별은 없어야 한다면서도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야권도 비슷한 양상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전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차별은 금지해야 한다는 큰 원칙에는 동의한다”면서도 “(퀴어축제는) 시장 개인이 해도 된다, 하면 안 된다를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안 대표 역시 논란이 거세지자 한 라디오에 출연해 “오해가 있다”며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해당 발언이 자칫 중도층의 이탈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 보니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의당 안철수를 비롯해 국민의힘 오세훈, 나경원, 조은희, 오신환 그리고 부산시장에 출마의 뜻을 밝힌 이언주까지 모두 축제를 보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며 “민주당의 박영선, 우상호의 침묵이 의미하는 바도 딱히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입장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박 전 장관과 우 의원을 향해 “비겁하게 회피해서는 안 된다”며 “분명히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미 쟁점으로 부각된 이상 각 후보들이 선거기간 내내 이 문제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입장 표명을 모호하게 하는 것 자체가 유불리를 따지겠다는 것”이라며 “(퀴어축제가) 오랜 기간 개최해 온 만큼, 지자체장 후보들이 책임있게 답변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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