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의 단종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지엠 쉐보레 홈페이지
한국지엠 쉐보레 스파크의 단종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지엠 쉐보레 홈페이지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경차시장의 대표주자이자 한국지엠의 판매실적을 이끌어온 스파크를 향해 단종설이 제기되고 있다. 경차 시장 전반의 하락세를 감안하더라도, 오랜 세월 쌓아온 위상과 한국지엠 내수시장 판매실적에서 여전히 3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춰보면 다소 의문이 드는 단종설이다. 

◇ 한국 경차의 역사 스파크, 단종설 이유는?

스파크는 한국을 대표하는 경차다. 1998년 탄생한 대우자동차 마티즈를 뿌리로 두고 있다. 마티즈의 명맥을 이어 새롭게 출시된 것이 아니라, 2011년 사명 변경 및 쉐보레 브랜드 출범 과정에서 차명을 스파크로 변경했다. 마티즈가 곧 스파크인 셈으로, 어느덧 24년이란 긴 역사를 쌓아왔다. 

비록 2008년 경차 기준 조정 이후 경차시장에 편입된 모닝에 밀려 ‘만년 2인자’의 설움을 겪은 측면도 없지 않지만, 경차시장을 양분하며 ‘2강 체제’를 형성해왔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특히 2016년엔 공격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7만8,000여대의 연간 판매실적을 기록하며 모닝을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무엇보다 스파크는 한국지엠의 내수시장 판매실적에서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지난해까지 한국지엠 내 압도적 판매 1위 자리를 줄곧 지켜왔을 뿐 아니라, 한때 절반 이상을 책임지기도 했다. 올해는 트레일블레이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스파크 역시 여전히 30%가 넘는 비중을 책임지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스파크가 최근 단종설에 휩싸였다. 지난달 한 언론보도에 의해 구체적인 단종설이 제기되는 등 단종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고 있을 뿐 아니라, 최근엔 임단협을 두고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노조도 이를 주요 화두로 부상시키고 있다. 제기되는 단종 가능성에 대해 명확한 계획을 밝히고, 물량 확보 등을 약속하라는 게 노조 측 입장이다.

스파크의 단종설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나름의 배경 및 근거가 존재한다. 먼저, 경차 시장 전반의 하락세다. 경차는 뛰어난 경제성을 앞세워 ‘생애첫차’ 및 ‘세컨 카’로서의 입지를 굳혀왔고, 특히 젊은 층 및 여성의 수요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 대세로 떠오른 SUV가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경차 시장에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대폭 늘어난 소형SUV가 경차의 수요까지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한국지엠이 갖고 있는 플랜이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에 이어 오는 2023년 새로운 C-CUV 전략 모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해당 모델과 스파크의 수요가 겹치는 부분이 적지 않은 만큼, 아예 스파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 번째는 스파크가 지닌 수익성의 한계로, 두 번째 측면의 연장선상에 있다. 스파크가 지닌 최대 강점인 뛰어난 경제성은 판매사 입장에선 높은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는 새로운 전략 모델이 스파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을 실어주는 요인이다. 

이에 대해 한국지엠 측은 “현재로선 일체 확정된 것이 없으며, 스파크가 중요한 모델인 만큼 판매를 위한 마케팅에 매진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또한 “해당 사안은 한국지엠 차원에서 결정하거나 장래 계획을 확약할 수 없는 성격”이라며 “이와 관련된 노조의 주장 및 요구는 다소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지엠의 이러한 입장은 신차 투입 및 단종이 글로벌 본사 차원에서 결정되는 사안인데다 단종설이 기존 모델 판매실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노조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를 꾸준히 제기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향후 스파크 단종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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