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오는 19일 선거 운동을 재개할 예정이다. 유세 차량 사고로 인해 선거 운동을 잠정 중단한 그는 이날 고(故) 손평오 지역위원장 영결식에서 ′완주 의지′를 드러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오는 19일 선거 운동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유세 차량 사고가 발생한 지 나흘 만이다. 선거 운동에 차질이 빚어지며 사퇴할 것이란 국민의힘 일각의 기대감과는 달리 안 후보가 선거 운동 재개를 공식 선언함으로써 ‘야권 단일화’도 다시 평행선을 그릴 조짐이다.

국민의당은 18일 기자단 알림을 통해 “내일(19일) 오전 9시 이후 선대위 차원의 공식 선거운동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지난 15일 충남 천안과 강원도 원주에서 발생한 유세 버스 사고 수습을 위해 선거 운동을 중단한 바 있다. 이 사고로 고(故) 손평오 국민의당 논산‧계룡‧금산 선거대책위원장과 유세 차량 기사가 사망했고, 원주 지역 유세 차량 기사는 중태에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이 사고 수습과 원인 규명에 총력을 기울이며 선거 운동을 중단하자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야권 단일화’에 미칠 영향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조응천 민주당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은 지난 16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쇼트트랙 경기하다가 한 번 미끄러지면 다시 참여하기 힘들다”며 “변수가 될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을 개인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더욱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고(故) 손 위원장의 빈소를 찾아 안 후보와 독대를 하면서 분위기는 더 달아올랐다. 윤 후보는 “장소가 장소인만큼 위로의 뜻을 전달하는 것 외에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했지만, 만남 자체가 경직된 단일화 국면을 풀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은 곳곳에서 새어 나왔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17일) 한 라디오에서 “후보끼리 만나서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은 대선 기간 중에 거의 기회가 없을 가능성이 많다”며 “그런데도 대화를 나눴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다른 상황이 돼 단일화든 아니든 그런 이야기를 할 때 소통이 잘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에서 보면 첫걸음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안철수 ‘완주 의지’에도 국민의힘은 ‘사퇴론’

하지만 안 후보가 선거 운동 재개를 공식화하면서 단일화 가능성은 안갯속으로 빠지는 모습이다. 국민의당은 앞서 제안한 국민경선 방식 단일화를 고수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 ‘자진사퇴’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에 대해선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선거 운동 재개를 선언한 안 후보 역시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고(故) 손 위원장의 영결식 조사(弔辭)에서 “손 동지가 못다 이룬 꿈 우리가 반드시 이루자”며 “우리 손으로 ‘더 좋은 정권교체’의 봄을 만들어 손 동지가 가는 길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자”고 말했다.

이어 “저 안철수, 손 동지의 뜻을 이어 손 동지를 떠나보내는 당원동지들의 아쉬움과 결연함을 담아 더욱더 단단해지겠다”며 “더 강하게, 더 단단하게,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변화와 혁신의 길, 과거가 아닌 미래로 가는 길, 분열이 아닌 통합의 길을 가겠다”고 강조했다. 고인의 뜻을 받들어 대선을 완주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당에서 완주 의지를 밝힌 만큼 앞으로 단일화 논의보다는 한동안 국민의당에서 자체적으로 선거 분위기를 반전시키려는 노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야권 단일화 논의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물론, 국민의힘은 여전히 안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방식은 여전히 안 후보의 ‘사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 “어차피 안 후보께서 지금 상당히 어려운 국면에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선택을 조금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단일화 실타래를 풀어낼 수 있는 것은 결국 윤 후보의 ′정치력′에 달려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후보를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 내고, 어떠한 정치적 공간을 마련해 줄 수 있느냐는 윤 후보의 손에 달린 셈이다. 정미경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권 교체를 원하는 국민들의 마음에 화답하려면 결과적으로 단일화를 해서 안심하고 그다음 안정적이고 완전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며 “결국 윤 후보의 결단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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