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야권 단일화를 두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역선택을 이유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제안한 ′국민경선′ 방식에 거부감을 내비쳤다. 이에 국민의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뉴시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오른쪽)가 야권 단일화 결렬 선언을 했음에도 단일화 논의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부터 20대 대선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때문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이던 야권 단일화 논의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대 대선 투표용지가 오는 28일 인쇄되는데, 그 전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사표(死票)를 막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주말 동안 윤 후보가 안 후보와 담판을 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실제로 단일화 논의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 27일, ‘야권 단일화 1차 마지노선’

안 후보는 단일화 결렬 선언을 한 후 단일화 관련 언급은 삼간 채 선거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투표용지 인쇄 시작 전인 27일까지가 야권 단일화의 1차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27일이 마지노선인 이유는 투표용지 인쇄 시작 전에 사퇴하면 해당 후보 기표란에 ‘사퇴’라는 붉은 글씨가 새겨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에서 야권 단일화 주장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지지도의 변화 때문으로 보인다. 25일 발표된 한국갤럽 조사(22~24일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38%,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37%였다. 이 후보가 오차범위 내인 1%p 차이로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조사보다 1%p 상승한 12%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번주 들어 발표된 대다수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와 이 후보는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윤 후보와 안 후보와의 단일화가 무산된 것이 지지율 변동의 가장 큰 이유로 보인다. 또 추경안 통과, 첫 번째 법정토론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실제 바닥 민심도 ‘깻잎 한 장’ 차이로 좁혀졌다는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국민의힘이 안 후보에게 다시 손짓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셈이다. 

◇ 윤석열, 26일 안철수 만날 수 있을까

국민의힘 내에서는 윤 후보의 지지율이 이 후보와의 격차를 벌렸을 때 ‘자강론’에 힘이 실렸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최근 지지율에 변화가 오면서 다시 단일화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가 안 후보를 직접 만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윤 후보도 직접 나서겠다는 의사를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지난 24일 “당 대표를 비롯해 모두가 사감이나 사익을 뒤로하고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앞세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지속적으로 안 후보에 대한 ‘막말’을 쏟아낸 이준석 대표에 대한 공개 경고인 셈이다. 또 국민의힘 내에서 단일화 이슈를 계속 끌어갈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윤 후보와 안 후보가 26일 만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후보는 27일 대구·경북, 28일 강원 유세로 서울을 비운다. 안 후보가 같은 지역을 가지 않는 이상 윤 후보가 서울 유세를 하는 26일밖에 시간이 없는 셈이다. 다만 안 후보가 제안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된다.  

◇ 안철수, “단일화 시간 지났다” 일축

반면 국민의당은 안 후보가 완주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만큼, 단일화 논의 참가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게다가 안 후보는 앞서 자신이 제안한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단일화를 고수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받을 수 없는 입장이다. 두 후보가 회동을 통해 담판을 짓더라도 정치공학적으로 비춰질 수 있는 깜짝 방문 역시 안 후보 측에서 거부하고 있다. 

실제로 안 후보는 전날에도 “단일화 시간은 지났다”고 일축했다. 안 후보는 또 ‘윤 후보와의 만남은 이제 없다고 보면 되는가’란 질문에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25일 열리는 2차 TV토론에서 안 후보가 공격의 화살을 첫 번째 토론처럼 윤 후보에게 날릴 것인지 주목된다. 단일화 무산 직후 열린 첫 토론에서 안 후보는 윤 후보를 날카롭게 공격했다. 단일화 의사가 있다면 2차 토론에서는 다소 다른 태도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말 동안 별 소득 없이 단일화가 물 건너가면 ‘반(反) 윤석열 연대’를 만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유리해진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후보가 ‘정권교체’에 ‘정권재창출’로 맞서는 것이 아니라, ‘분열 없는 통합정부’로 윤 후보를 포위하겠다는 전략을 취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 후보는 전날 통합정부론을 내세우며 안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에게 손을 내밀었다. 또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나 조원진 우리공화당 후보 등 진영을 넘나들며 호의적인 제스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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