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연도 제22기, 전기 대비 영업이익 74%↓·순이익 90%↓
매출원가율 82% → 87%, 영업이익률 8.7% → 2.7%… 외환차손 확대
車 판매 실적 감소… 제21기 4,283대 → 제22기 2,768대
이지홍 대표, 광고선전비·판매촉진비·시장조사비 등 축소… 짠물경영 지속

혼다코리아가 지난 6월 30일 2022년 회계연도(제22기)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혼다코리아 제22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기 대비 급락했다. 사진은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혼다 어코드 신형. / 혼다
혼다코리아가 지난 6월 30일 2022년 회계연도(제22기)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혼다코리아 제22기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기 대비 급락했다. 사진은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인 혼다 어코드 신형. / 혼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혼다코리아가 2022년 회계연도(제22기, 2022년 4월∼2023년 3월) 국내 영업 실적이 전기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폭락하는 등 역성장을 기록했다. 앞서 2020년 회계연도(제20기) 당시 흑자전환에 성공한 후 2021년 회계연도(제21기)에도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 상반되는 모습이다.

혼다코리아는 지난달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2022년 회계연도(이하 당기)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혼다코리아의 당기 실적은 △매출 3,217억원 △영업이익 87억원 △순이익 25억원 등을 기록했다. 전기 대비 매출은 17.24%(670억원)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전기 대비 74.24%, 89.79% 급락한 성적이다.

혼다코리아가 부진에 빠진 이유는 차량 판매가 줄어든 것 외에 매출원가율이 높아지고 영업이익률은 낮아졌으며, 환율로 인한 외환차손 규모도 커졌기 때문이다.

매출원가율은 총 매출액 중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으로, 매출원가율이 낮을수록 수익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혼다코리아의 당기 매출원가율은 87.25%로, 전기 82.44% 대비 약 5%p(퍼센트 포인트) 증가했다. 또한 영업이익률은 전기 8.71%에서 당기 2.71%로 6%p 감소했다.

여기에 영업 외 비용 부분에서 환율 변동으로 인한 손해인 ‘외환차손’ 규모도 전기 대비 크게 늘어났으며, 외환차익을 감안하더라도 손실이 더 크다. 당기 외환차손 규모는 72억원이며, 외환차익은 24억원으로 환율 변동만으로 약 48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전기에는 환율로 인한 환차손·환차익 차이가 약 20억원 정도 발생했던 점을 감안하면 당기 환율로 인한 손실이 두 배 이상 커진 셈이다.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치는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당기 혼다코리아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저조한 결과를 기록하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뿐만 아니라 차량 판매 대수도 감소했다. 혼다코리아가 당기에 판매한 차량은 △CR-V(1,178대) △어코드(1,055대) △오딧세이(496대) △파일럿(39대) 4종에 불과하다. 당기 판매 대수는 2,768대로 전기(4,283대) 판매 실적 대비 35.37% 감소했다.

판매가 저조한 모델의 특징으로는 터보엔진 또는 자연흡기 대배기량 엔진을 탑재한 점이다. 판매대수가 1,000대를 넘어선 CR-V와 어코드를 살펴보면 하이브리드(HEV) 파워트레인 모델이 주를 이뤘으며, 터보 모델 판매는 각각 11%, 24%로 많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혼다 오딧세이와 파일럿은 모두 3.5ℓ 자연흡기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연료효율 및 저공해가 각광받는 현재 분위기와 상반되는 행보다.

소비자들의 입맛을 고려하지 않은 라인업 구성이 저조한 판매 실적 및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혼다에서는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파일럿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에 HEV 파워트레인을 추가하지 않고 기존 3.5ℓ 자연흡기 엔진을 그대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껍데기만 바꾸고 심장은 그대로인 모델로, 신차 효과를 누리지 못한 채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혼다코리아가 부진한 실적의 원인과 한국 시장에 대한 분석을 다시 할 필요가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한편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는 당기 판관비(판매비·관리비)를 줄이기 위해 판매촉진비와 광고선전비, 시장조사비, 회의비 등을 대폭 삭감하며 짠물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전기와 당기 해당 항목의 지출 규모를 살펴보면 △판매촉진비 56억원→42억원 △광고선전비 16억원→10억원 △시장조사비 1억4,030만원→8,586만원 △회의비 1억1,953만원→4,901만원 등으로 전부 감소했다.
 

근거자료 및 출처
혼다코리아 제22기(2022.04~2023.03) 감사보고서
https://dart.fss.or.kr/dsaf001/main.do?rcpNo=20230630000454
2023. 07. 03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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