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각국 정상들과 릴레이 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코트디부아르 부통령 접견, 한-모나코 정상회담, 한-수리남 정상회담, 한-레소토 정상회담. 가운뎃줄 왼쪽부터 한-벨리즈 정상회담, 한-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 유엔 사무총장 면담. 아랫줄 왼쪽부터 IOC 위원장 접견, 한-가나 정상 오찬. / 뉴시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각국 정상들과 릴레이 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코트디부아르 부통령 접견, 한-모나코 정상회담, 한-수리남 정상회담, 한-레소토 정상회담. 가운뎃줄 왼쪽부터 한-벨리즈 정상회담, 한-우즈베키스탄 정상회담, 한-카자흐스탄 정상회담, 유엔 사무총장 면담. 아랫줄 왼쪽부터 IOC 위원장 접견, 한-가나 정상 오찬. /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유엔 순방은 엑스포 총력전입니다.”

지난 18일(이하 미국 현지시간) 배포된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서면브리핑 첫 문장이다.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윤 대통령이 ‘총력전’이라는 단어에 걸맞게 많은 나라를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는 뜻이다.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9개국 정상을 만났고, 그 다음날에도 8개국 정상 및 고위직을 만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이번 유엔총회가 사실상 마지막 유치전 무대라 보고, 막판 ‘뒤집기’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 11월 투표 앞두고 ‘막판 뒤집기’ 필요성

윤 대통령은 오는 22일까지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리는 제78차 유엔총회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20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서는 것 외에는 거의 모든 시간을 40여개 국가들과 양자회담에 할애해 2030 부산 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2차 총회 당시 엑스포 유치 프레젠테이션(PT)에도 직접 나서는 등 부산엑스포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2030 엑스포 유치는 부산과 사우디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등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유치전에 늦게 뛰어든 부산은 다른 국가에 비해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로마는 2015년 엑스포를 이미 개최한 바 있어 엑스포 유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엑스포 개최지는 BIE 총회 참가국 3분의 2 이상 득표를 얻어야 결정된다. 3분의 2 이상 득표국이 없을 경우 다수표를 받은 1·2위가 결선투표를 치른다. 투표는 오는 11월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우리 정부는 첫 투표에서 2등을 하고, 리야드와 결선투표까지 가서 승부를 가리겠다는 계획이다. 1차 투표에서 리야드에 밀리더라도 로마 등 다른 국가에 향한 표심을 결선에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부산이 첫 투표에서 2등을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최종 투표를 두 달 여 앞두고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최대한 많은 국가 정상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하며, 부산엑스포의 의미를 전하려고 노력 중이다. 윤 대통령은 뉴욕 도착 첫날이었던 18일 9개국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19일엔 정상 및 고위급을 만난 국가가 17개국으로 늘었다. 윤 대통령은 뉴욕을 떠나는 22일까지 모두 40개국의 국가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삼성837에서 열린 '한가위 인 뉴욕(Hangawi in New York)' 행사에서 외신기자 등 참석자들과 한국 뷰티상품을 시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삼성837에서 열린 '한가위 인 뉴욕(Hangawi in New York)' 행사에서 외신기자 등 참석자들과 한국 뷰티상품을 시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

◇ 대통령실 “맨투맨으로 만나기를 잘 했다는 생각”

특히 이번에 윤 대통령이 만나거나 만날 예정인 국가의 선정 기준은 철저하게 부산엑스포 유치에 초점을 맞췄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현재 우리 편인 것 같은데 더 확실히 해야 할 나라, 현재 분명히 저쪽(경쟁상대) 편인 것 같은데 말을 하면 올 수 있을 것 같은 나라, 아직 (어디에 투표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확실히 (부산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할 것 같은 나라, 이렇게 세 가지 중에 골랐다”고 설명했다.

일단 윤 대통령은 만나는 모든 나라 정상에게 ‘경쟁에서 연대로 전환’되는 부산엑스포의 키워드를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했다. 또 부산을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와 문화, 미래를 보여주고 발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다. 부산엑스포를 통해 참가국들이 발전할 수 있는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의미다. 

게다가 한국은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가 됐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70년 전 전쟁을 겪고 파괴된 나라였으나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아 성장을 이뤄냈고, 그 중심에 부산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부산엑스포의 키워드인 ‘경쟁에서 연대로의 전환’이라는 뜻 그대로, 부산엑스포를 통해 한국이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기여와 연대로 보답하겠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윤 대통령의 ‘릴레이 회담’에 대해 “회담을 하다 보니 ‘맨투맨으로 많은 나라를 만나기를 잘 했구나’하는 생각은 분명히 들고 있다”고 자평했다. 평소에 직접 만나기 힘든 국가들을 만날 수 있는 다자회의가 유엔총회기 때문에, 이번에 윤 대통령이 한국 유엔대표부를 사실상의 ‘엑스포 유치 베이스캠프’로 두고 활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회담을 통해) 그들도 부산에 대해 더 정확히 이해하게 됐다”며 “한국이 이 무대(엑스포)를 장사를 하거나 돈을 벌거나 상품을 홍보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 각국이 하고 싶어 하는 것을 마음껏 하는 운동장을 만들어주기에, 경쟁국들이 접근하는 컨셉과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건희 여사도 부산엑스포 유치전에 적극 나섰다. ‘BUSAN IS READY’(부산은 준비됐다) 키링과 스카프를 단 가방을 들고 미국으로 출국한 김 여사는 19일 ‘한가위 인 뉴욕’(Hangawi in New York) 행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김 여사는 행사에 참석한 외신기자들에게 ‘BUSAN IS READY’, ‘HIP KOREA’ 키링을 기념품으로 건네며 부산의 엑스포 유치에 대한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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