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낼 전망이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모습. / 공동취재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협력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낼 전망이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자카르타 컨벤션 센터(JCC)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 모습. / 공동취재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으로 출발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번째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러시아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날릴 예정이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가 군사협력을 맺은 데 대한 지적인 셈이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의 행보가 대북 제재 위반임을 특히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쯤 성남 서울공항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김대기 비서실장, 장호진 외교부 1차관,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 대사, 이진복 정무수석, 공군 15비행단장 등의 배웅을 받고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이날 늦은 밤 뉴욕에 도착해 양자 회담 등 현지 일정을 시작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대해 “이번 북러 간 군사 교류에 대해 윤 대통령의 적절한 분석과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주요 동맹 우방국과 우리가 할 수 있는 개별 조치, 다자간 조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20일 오후, 우리시간으로 21일 새벽에 있을 예정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3일 러시아 아무르주(州)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정상회담을 가졌다. 구체적인 합의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정황상 회담 후 북러의 무기거래 및 연합 군사훈련 등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러시아를 방문한 김 위원장이 현지 우주 및 군사 시설을 집중적으로 방문한 것에 눈길이 쏠린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도울 것이냐’는 현지 매체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이곳(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온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 유엔총회서 공개적으로 러시아에 ‘경고’ 전망

이는 러시아가 북한의 미사일 기술 고도화를 돕는다는 의미로 읽힌다. 인공위성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기술은 사실상 동일한 원리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북한은 올해 ‘군사정찰위성’라고 주장하는 발사체를 두 차례 발사했으나 실패했고, 오는 10월 3차 발사를 예고한 바 있다. 문제는 북한의 미사일 기술 고도화를 돕는 행위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점이다. 

이 때문에 윤 대통령은 북러의 군사협력에 대해 “유엔 안보리 결의와 기타 다양한 국제 제재에 위배되는 불법적이고 부당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러시아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대북 제재에 찬성한 만큼, 스스로 안보리 체제를 무너뜨린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은 그간 다자회의에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중국의 책임과 역할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는데,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선 더 강경한 경고 메시지가 나올 전망이다. 

다만 직접적으로 높은 수위의 비난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대통령의 국제사회에서의 언행에 있어서 품격이라는 것이 있고, 또 그 품격 안에는 정확한 메시지와 우리의 의도가 담겨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문제에 대해 우리 대한민국 국익의 관점, 인태지역 우방국들의 관점, 도덕과 규범을 공유하는 국제사회의 관점에서 이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윤 대통령의 연설은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며, 이는 결국 전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고도화에 맞서는 당사국으로서, 러시아에 경고하는 모양새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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