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겸 전 MBC 사장이 지난해 12월 6일 오후 서울 중구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미디어미래비전 포럼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김장겸 전 MBC 사장이 지난해 12월 6일 오후 서울 중구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미디어미래비전 포럼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국민의힘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일 MBC 대표이사 시절 노동조합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김장겸 전 MBC 사장을 비례대표 14번에 배치했다. 사실상 당선 가능권에 배치됐다는 점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제22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자 순번을 발표했다. 총 530명의 공천신청 후보자 중 35명이 최종 낙점됐다. △누구나 공감하고 납득할 수 있는 인재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안을 풀어나갈 대응 능력을 갖춘 인재 등이 기준이 됐다고 당은 밝혔다.

문제는 이날 국민의미래가 발표한 비례대표 인선 중 김 전 사장이 비례대표 순번 14번을 받았다는 점이다. 김 전 사장은 MBC 대표이사 시절이던 2017년 노조의 운영을 방해하고 노조원들에게 불이익을 줬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의 원심 확정판결을 받은 바 있다.

김 전 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월 설 명절을 앞두고 단행한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됐다. 대법원 판결 후 불과 4개월 만에 이뤄진 특별사면이었다. 이후 김 전 사장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비례대표 신청을 했고, 최종 명단에 들었다. 통상적으로 20번대까지를 당선권으로 보는 만큼, 김 전 사장의 국회 입성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즉각 언론노조 MBC 본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김 전 사장에게 이렇게 후한 대접을 하는 것은 윤석열 정권의 비뚤어지고 왜곡된 언론관을 다시 한번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김 전 사장이 이 세 가지 기준(후보자 선정 기준) 중 도대체 어디 하나 해당하는 게 있는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범법자”라며 “MBC에서 편파‧왜곡 보도와 부당노동행위만을 일삼아 온 김 전 사장에게 무슨 언론인으로서의 ‘전문성’과 '역량‘이 있다는 것인지, 대다수의 국민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다”며 “김 전 사장의 비례대표 당선권 배치는 정면으로 국민의 뜻에 반해 언론 탄압, 특히 ’MBC 탄압‘ 선포”라고 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지금이라도 편향되고 왜곡된 언론관을 버리고, 김장겸 국회의원 만들기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미래는 이날 비례대표 1번에 장애인 변호사인 최보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권경영위원을 배치했다. 이어 ‘탈북공학도’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 최수진 한국공학대학교 특임교수, 진종오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조직위원장 등이 뒤를 이었다. 여성 첫 육군소장 출신인 강선영 전 육군 항공작전사령관, 김건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등이 각각 5~7번에 들었다. 

관심이 집중됐던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도 8번으로 당선권에 안착했다. 의회제도 전문가인 김민전 경희대 교수는 9번을 받았다. 10번은 노동전문가인 김위상 한국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 11번은 한지아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부교수, 12번은 유용원 전 조선일보 국방전문기자, 13번은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 14번은 김장겸 전 MBC 사장, 15번은 김예지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안상훈 서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시우 전 국무총리비서실 공보실 서기관, 박준태 크라운랩스 대표이사, 이소희 여민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남성욱 고려대학교 통일융합연구원장 등이 16번부터 20번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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