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첫 출근하며 '채해병 특검'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 첫 출근하며 '채해병 특검'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손지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가 취임 첫날인 24일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안했던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에 대해 원내지도부가 선을 긋고 있는 상황에서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원외 당 대표의 첫 시험대 ‘채상병 특검법’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제3자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제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며 “그것으로 국민의힘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실 규명에 소극적이라는 오해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달 23일 당 대표 출마선언을 하며 “지금 시점에서 국민의힘이 (채상병) 특검을 반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범야권 단독으로 발의한 채상병 특검법 대신 대법원장 등 제3자가 추천한 새로운 특검법을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전당대회 국면에서 다른 당권주자들의 공세 대상이 된 ‘제3자 채상병 특검법’이 갈등의 씨앗으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추진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국민의힘 원내에서는 줄곧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반대를 외쳐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당 대표가 누가 되든 원내 의사결정은 원내대표가 판단하고 결정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제3자 채상병 특검법’에 반대한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는 지난 10일에도 “(제3자 채상병 특검법을)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한 바 있다. 

친윤계(친윤석열계) 최고위원들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국회 운영은 원내대표가 최고의 권한을 갖는다고 명시한 당헌을 거론하며 “당 대표와 원내대표의 의사가 다를 때는 원내대표의 의사가 우선하게 돼있다”고 했다. 이어 “만약 의원총회에서 이미 결정됐다면 당 대표가 이견을 말하는 것도 굉장히 조심스러워해야 할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김민전 최고위원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채상병 특검법과 관련된 입장이나 특별검사를 어떻게 임명할 것인지에 대한 조항은 원내 전략”이라며 “당 대표가 이래라저래라 할 얘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친윤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한동훈 특검법’까지 거론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지금 다들 허니문 기간이니 조용히 계시겠지만 조금 지나면 특검법에 대한 내부 비판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채상병 특검은 받고 한동훈 특검은 안 받는다 이런 논리는 맞지 않다”고 직격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통화에서 “제3자 특검법보다 ‘민주적 절차에 따르겠다’는 그 워딩이 더 와 닿았다”며 “절차나 명분 없이 입장을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정 안 되면 의원총회에서 표결에 붙이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예민한 문제 같진 않다”고 일축했다. 

한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제3자 채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당론이 정해지면 따를 생각이냐’는 질문에 말을 아꼈다. 그는 “정치에 있어 만약을 미리 결정할 필요가 없다”며 “제 입장은 분명히 말씀드렸고 변한 것은 없다”고 했다. 당내 이견에 대해선 “우리 당은 민주주의적 정당이라 당내 최고위원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이견을 낼 수 있다”며 “이견을 좁혀가는 토론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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