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시작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 뉴시스
25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시작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전두성 기자  여야가 22대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을 두고 한차례 충돌한 가운데, 이번엔 ‘방송 4법’을 두고 대치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이 방송 4법 처리를 강행하려고 하자,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로 맞불을 놓은 것이다. 국민의힘이 방송 4법에 대해 각각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국회는 최소 4박 5일 간의 ‘필리버스터 정국’이 이어질 전망이다.

◇ 방송 4법 처리 vs 필리버스터… 주호영, ‘방송법 본회의’ 사회 거부 

국회는 25일 오전부터 방송 4법을 두고 전운이 감돌았다. 민주당이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 4법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고, 국민의힘은 표결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겠다고 맞서면서다.

방송 4법은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 3법)과 방통위법 개정안을 일컫는 말이다. 방송 3법은 공영방송의 지배 구조를 바꾸는 법안으로 공영방송의 이사 수를 늘리고 이사 추천 권한을 미디어 관련 학회와 시청자 위원회 등 외부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방통위법 개정안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정족수를 4인 이상으로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박찬대 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공영방송의 독립성 보장을 위한 방송 4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공영방송 강탈을 막고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를 수호하라는 국민 명령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통해 방송 4법 처리를 막겠다고 밝혔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간에 제대로 된 진지한 토론 한번 없이 민주당 단독으로 상임위를 개최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송장악 4법의 본회의 상정 처리에 우리는 동의할 수 없다”며 “오늘 방송장악 4법이 본회의에 상정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영방송 영구 장악을 위한 입법 폭주에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원내지도부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방송장악 4법은 방송을 민주당의 유튜브처럼 운영하겠다는 노골적인 선언”이라며 “그건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잘못된 법률이 통과되는 것을 막아내겠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의 이러한 방침에 박 권한대항은 회의에서 “이는 누가 봐도 방송을 장악하려는 마지막 몸부림”이라며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방송 장악 시도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언론을 파멸시킨 독재의 부역자라는 오명을 얻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방송 4법 처리와 관련한 국회 본회의 사회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해달라는 추 원내대표의 건의에 응한 것이다.

주 부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이 방송 관련 4법 처리를 힘으로 밀어붙이고 있다”며 “수적 우위를 앞세워 마구잡이로 법안을 강행 처리하는 이런 방식의 국회 운영에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방송 4법 강행 처리, 날치기를 위한 국회 본회의의 사회를 거부한다”고 선언했다.

한편 이날 방송 4법과 관련한 필리버스터는 오후 5시 30분경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을 첫 주자로 시작됐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시작 후 24시간이 지난 후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강제 종료할 수 있는 국회법에 따라 24시간 후 표결을 통해 필리버스터를 종료한 후 표결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국회 본회의는 필리버스터 실시→ 강제 종료→ 표결 과정이 4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최소 4박 5일간 필리버스터가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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