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를 방문,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를 방문,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8일 “마스크, 거리 두기, 손 씻기와 같은 기본 수칙 준수와 함께 교실 환기와 일상 소독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를 찾아 등교 개학 현장 점검에 나섰다. 이번 현장 점검은 개학을 앞둔 학교를 찾아 철저한 방역과 감염 예방 노력을 당부하기 위해 기획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오는 13일부터 초·중·고교 학생들이 등교 개학을 시작할 예정이지만, 감염 우려도 적지 않다. 

문 대통령의 이날 중경고 방문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 겸 중앙방역대책본부장,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최영준 한림대 의과대학 조교수 등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교실·급식실 방역조치 설명을 듣고, 과학실로 이동해 실시간 온라인 쌍방향 수업을 참관했다. 

등교 개학 시행 전이라 학생들을 직접 만나지 못한 문 대통령은 우선 실시간 온라인 쌍방향 수업에 출연해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집에서 온라인으로 수업하니 많이 답답했죠”라며 “앞으로 등교하게 되면 학교 방역을 위한 여러 안전 수칙들을 잘 지켜주셔야 돼요”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13일부터 실시되는 순차등교를 맞아 9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모든 학교에 특별소독을 실시했고 소독제와 마스크, 열화상 카메라 등의 방역물품을 준비했다. 책상 간 거리두기, 급식 칸막이 설치, 발열 시설 보완 등의 준비도 마쳤다.

쌍방향 수업 참관 후 문 대통령은 일반 교실에서 개별좌석제 실시 상황, 방역 물품 구비 및 개별좌석 간 거리두기 현황 등을 점검했다. 비말이 앞으로 나가는 것을 고려해 좌석 배치는 앞뒤 간격 1m를 준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문 대통령은 더워지는 날씨를 언급하며 “지금까지는 일반적으로 쓰는 보건용 마스크들을 많이 비축해둔 상태인데, 지금 점점 더 더워서 불편하지 않겠느냐”며 “보다 가벼운 면마스크나 덴탈마스크 등이 빨리 준비가 돼야 할 것 같다”고 주문했다.

또 문 대통령은 “해외에서 마스크를 쓰고 달리기를 하거나 체육활동을 하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었지 않느냐. 체육활동은 어떻게 하나”라고 질문했고, 권준욱 본부장은 “체육활동, 야외활동 시 마스크는 일단 사용하지 않는다. 야외에서는 서로 손을 대는 것을 유의하면 된다”고 답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를 방문,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경고등학교를 방문, 실시간 온라인 수업 중인 학생들과 인사하고 있다.  /청와대

점검을 마친 문 대통령은 학부모, 교사, 방역전문가 등과 함께한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등교 개학을 앞두고 교육 당국, 학교, 학부모님들 모두가 걱정이 크실 것 같아서 점검차 학교를 방문하게 됐다”며 “부모님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언제나 아이들 건강과 교육”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학교가 방역의 최전선”이라며 “학생들 불편이 최소화되도록 잘 운영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학교 방역이 잘 지켜져야 부모님들도 안심하실 수 있고. 학사 일정도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상과 방역을 함께 해나가는 생활 속 거리 두기의 성공도 학교 방역의 성공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와 가정과 방역 당국이 함께 힘을 모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간담회 마무리 발언에서 학생들에 대한 ‘심리적 방역’을 각별히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 부담이 너무 커져서 학생 개개인에게 (부담이) 돌아갈까 염려된다”며 “실제로 확진자가 생기면 본인 잘못과 무관한 것인데도 학교 전체가 온라인 속으로 돌아가게 된다든지 하면 심리적 부담이 막심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문 대통령은 “(확진자가 아니더라도) 발열 증세가 있어 집에서 온라인 수업일아든지 가정학습 등을 하게 된다면 본인들이 느끼는 부담감이나 고립감이 굉장할 것 같다. 잘못하면 따돌림의 대상이 된다든지, 이럴 염려도 있지 않을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아니더라도 가령 천식 등 지병을 앓고 있어 기침을 할 텐데, 주변에서 이상하게 볼 수 있다. 그런 일이 없도록 심리적 방역을 학교에서 잘 챙겨달라”며 “설령 확진되더라도 아이들에게 본인의 잘못이 아니며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임을, 함께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점을 잘 교육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확진 시) 학생 개개인의 정보가 (외부로) 알려지지 않도록 잘 보호해 주시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설령 등교개학 이후 학생 가운데 확진자가 나오더라도 해당 학생이 심리적으로 고립감을 가지지 않도록 세심히 살펴야 할 것이란 취지의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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