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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경색] 대북특사론 급부상… 가능성은 의문
[남북관계 경색] 대북특사론 급부상… 가능성은 의문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0.06.15 17: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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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내빈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더불어민주당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에서 남북관계 경색 국면을 해소할 방법으로 ′대북특사′ 파견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북한의 연이은 대남 비난으로 남북이 경색 국면으로 접어들자 정치권에서 ‘대북특사론’이 고개를 들었다. 갈등을 풀고 화해 무드 전환을 위해선 ‘대화’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북특사까지 선결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현실성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설훈, 남북관계 개선 위해 ‘대북특사’ 언급 

15일 정치권에서는 연달아 대북특사를 파견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북특사 파견을 비롯해 모든 카드를 검토해야 한다”며 “평화와 번영은 오직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과거 대북특사의 경험이 있는 박지원 전 민생당 의원 역시 같은 기류를 형성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북한과) 연락은 안 되지만 지금 공식적으로 외교 라인을 통해서 방호복을 입고라도 특사들이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 13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북특사 파견을 언급한 바 있다.

범여권에서 이런 발언이 나온 데는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급한 불을 꺼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특히 미국 대선을 앞두고 향후 남북 관계 정세가 복잡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현재의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이 공유되는 분위기다.

여권뿐만 아니라 야권에서도 대북특사 파견과 관련한 목소리가 높아지며 정치권에서 논의가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한 실질적인 대비책을 준비해야 한다. 정부가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 인식만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외교라인과 대북라인을 총동원해서 우리 측 평양 특사 파견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대표는 “국가안보와 남북문제는 여야 한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모두의 문제이고 모두가 당사자”라며 “저도 정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요청한다면 특사단의 일원으로 갈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 역시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담한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문재인 대통령께 북한 문제에 정통한 보수 야권 인사를 대북특사로 파견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대북정책에 관한 진영 갈등의 완화, 일관된 대북정책 추진 기반 마련 등을 이유로 들었다.

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지난 9일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 마을 태극기 윗쪽으로 북한 기정동 마을과 개성시내 건물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전문가들은 대북특사 중요성을 인정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회의적이었다. 사진은 지난 9일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 마을 태극기 윗쪽 북한 기정동 마을과 개성시내 전경. /뉴시스

◇ 전문가, 대북특사 필요는 인정

정치권에서 대북특사를 언급한 것은 현재 상황이 엄중하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대북특사는 그간 남북 관계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중요한 카드였다. 전문가들 역시 이러한 대북특사 역할의 중요성은 인정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대북특사는 남북의 엄정한 상황에서 문제를 풀어갈 방안 중 하나”라며 “이를 북한이 받을 수 있도록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방안을 짜거나 중국을 중재자 역할로 활용하는 여부 등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무력 도발까지 내비치며 강경 기조를 일삼는 현 상황을 염두에 둘 때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특히 현 상황이 대화를 위한 ‘대북특사 파견’이라는 일원적 방식으로 풀어갈 수 있는 상태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즉 최근 북한의 몽니에 대한 제대로 된 해법이 없는 대북특사는 북한이 받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특사든 정상회담이든 남북한이 서로 뜻이 맞아 성사되면 최고”라면서도 “특사가 가서 무조건 얘기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임 교수는 “지금 북한이 계속 문제를 삼는 것은 과거 합의도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꾸 새로운 대화를 하자는 것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기존 합의를 이행할 수 있는 종합적인 능력이 우선이 안 된 상태로 특사를 보내봤자 아무 소용이 없고, 북한이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북한의 대남 압박이 핵을 활용한 직접적 압박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사실상 북한의 이번 태도가 ‘핵 그림자 효과(Nuclear Shadow Effect)’를 통해 남북관계 주도권을 쥐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핵 그림자 효과’는 핵보유국이 핵 보유 가능성을 인정하는 상대에게 핵을 통해 공포감을 준다는 전략이다. 이 경우 우리의 대북전략은 모두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는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2017년 11월 북한이 핵 보유 선언을 한 후 우리를 압박하는 첫 번째 사례”라며 “그렇다면 이 ‘핵 그림자 효과’를 이용해 압박하는 첫 케이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북한이 대남 비난을 쏟아내는 시간이 짧다는 점을 언급했다. 신 교수는 “실제로 이달 4일 김여정의 첫 발언 이후 24시간 동안 3번을 쏟아부었다”며 “그건 우리의 반응을 생각하지 않고, 우리 반응 여부와는 상관없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의 ‘대북특사론’에 대한 몰입이 북한의 상황 변화를 고려하지 않는 대책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대북 정책과 관련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신 교수는 “(정치권의 대북특사 주장은) 핵 보유 선언 이전의 접근하던 방식을 선언 이후에도 똑같이 주장을 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핵 보유 선언을 했으면 방법과 해석을 달리해야 함에도 해석 방식이 똑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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