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연초부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위메이드의 자체발행 코인 ‘위믹스’ 대량 매도, 대선 후보들의 가상자산 관련 정책 발표 및 검토 등으로 올해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격변기를 맞을 전망이다.
◇ 이재명 “ICO 미룰 수 없다”… 혼란 수습할 정책 나올까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018년 전면 금지된 ICO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ICO는 가상자산 기업들이 사업에 대한 내용을 담은 백서를 발표하고 이를 기반으로 가상자산을 발행, 전세계 투자자들을 상대로 투자금을 모으는 방식을 뜻한다.
이 후보는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K-코인 활성화 방안 정책 토론회’를 통해 “우리나라가 자산 강국으로 발전해 가는 첫 단계로 ICO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가상자산을 공개하는 것이 금지돼 있고 활용 역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하다”며 “관련 법령도 세밀하게 정비가 안 돼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크다”며 ICO 추진 의지를 내비쳤다.
이 후보의 이번 발언은 연초부터 불거진 위메이드의 위믹스 매도와 연관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 업계에서는 나온다. 위메이드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시장에 자사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미르4’의 블록체인 버전을 서비스 중이다.
앞서 위메이드는 사전 공시 없이 위믹스를 대량 매도하면서 시장이 요동쳤다. 위메이드는 백서를 통해 위믹스 매각 사실을 사전에 공시했다며 반박했다. 가상자산은 법적으로 공시 의무는 없다. 그러나 영문으로 작성된 백서인 만큼 국내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에 그대로 노출됐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에 위메이드는 향후 위믹스 매도시 사후 공시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국내에서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이렇다 할 규제나 소비자 보호 수단이 부재한 만큼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가상자산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상자산 시가총액 규모는 2조4,000억 달러(한화 약 2,600조원) 수준으로 지난 2020년 대비 1,800% 올랐다.
이에 업계에서는 ICO를 비롯해 올해 가상자산과 관련한 규제 및 가이드라인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지난 2017년 정부의 방침에 따라 전면 금지된 ICO에 대한 논의가 다시 이뤄질 것으로 보고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7년 9월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열고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금 모집, 대출 등을 비롯해 ICO를 통해 투자를 유도하는 행위를 유사수신으로 규정,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시켰다.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고 미래 자산으로 활용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 데 대해 정치권과 업계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이후에도 가상자산 규제나 세부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고 있어 시장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초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가상자산 양도 등에 따른 기타 소득에 대한 과세도 오는 2023년으로 미뤄졌고 정치권에서도 시장의 혼란 수습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가상자산 시장 규제 및 가이드라인 마련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또한 올해 대선 후보들이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와 함께 투자자 보호 관련 정책 마련을 약속하고 나선 만큼 관련 내용이 담긴 ‘전자금융거래법 일부개정안’,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등 관련법들의 논의가 올해 이뤄질 것으로도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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