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6일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6일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대표가 7일 오전 최고위원 회의에서 한미일의 동해 합동 훈련에 대해 “극단적 친일 행위로 대일 굴욕외교에 이은 극단적 친일 국방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께서 전에 ‘자위대가 유사시 한반도에 들어올 수 있지만’이라고 말한 것이 현실화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라며 “외교 참사에 이은 국방 참사다. 대한민국 국방이 대한민국 군사 안보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군사 이익을 지켜주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국회 국방위원이기도 한 이 대표는 전날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습니다.

Q. 정말로 윤석열 대통령이 그렇게 말한 적 있나요?

A.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시절 지난 2월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2차 TV토론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의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시) 유사시에 한반도에 일본이 개입하도록 허용하는 건데 그걸 하시겠냐’는 질문에 “유사시에 들어올 수도 있는 거지만 꼭 그걸 전제로 하는 건 아니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또한 심 후보가 ‘한미일 군사동맹을 검토하시는 거냐’고 묻자 오히려 “절대 안 하실 거냐”고 반문해 논란이 됐습니다. 당시 국민의힘 측은 “설령 한일동맹을 하더라도 유사시 일본이 한반도에 들어와선 안 된다는 얘기였다”고 해명했지만, 국가보훈처 산하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 등에서 윤 후보의 역사관에 대한 우려 성명을 내는 등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Q. 우리나라는 일본 자위대에 왜 이렇게 민감한가요?

A. 자위대는 일본의 국방을 담당하는 조직이지만 정식 군대는 아닙니다. 일본 제국이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패하면서 헌법에 육해공군 보유를 금지하고 있지만,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병력을 위해 주일미군과 함께 자위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과거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 통치를 경험했고, 일본과는 독도, 위안부, 인권침해, 강제징용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이후 일본이 ‘불가역적 해결’을 이유로 더 이상 사과하지 않고 있는 지금 일본 자위대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습니다.

주일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을 역임한 박성황 선문대 교수는 ‘북한 급변사태와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가능성에 관한 소고’ 논문에서 일본 자위대가 1963년 이래 꾸준히 북한 급변 사태에 미일 공동작전을 실행하면서 한반도에 상륙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박 교수는 논문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이 일본의 손을 들어주면 한국 동의 없이 일본의 판단으로 자위대 파병을 결정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은 “동학 농민 혁명을 진압하기 위한 유사시의 명분으로 일본이 처음 우리나라에 군대를 보냈었다는 역사를 복기해보면 단서 조항으로도 일본의 자동개입 여지를 남겨서는 절대 안 된다”고 일본 자위대의 개입 가능성 자체를 차단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7일 한미일의 동해 합동 훈련에 대해 "극단적 친일 행위로 대일 굴욕외교에 이은 극단적 친일 국방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7일 한미일의 동해 합동 훈련에 대해 "극단적 친일 행위로 대일 굴욕외교에 이은 극단적 친일 국방이 아니냐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Q. 한미일 군사훈련은 처음 있는 일인가요?

A. 한국 해군과 미국 해군, 일본 해상자위대는 지난 9월 30일부터 동해상에서 연합 대잠수함전 해상훈련을 실시하고 있으며, 지난 2017년 이후 5년 만입니다.

Q. 이번에는 왜 한미일이 함께 하나요?

A. 김승겸 합참의장에 따르면, 이번 훈련은 미국 측의 제안으로 실시됐습니다. 지난 4일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1발을 일본 상공을 가로질러 태평양에 떨어뜨리면서 미국이 긴장 상태를 올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번 중거리 탄도 미사일은 단거리 미사일과 달리 미국은 물론 괌까지 타격할 수 있어 한미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됐습니다.

Q. 훈련 장소가 왜 문제가 됐나요?

A. 우리 군의 ‘동해 미사일 방어 훈련’이라는 명칭과 달리 미‧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일본해·Sea of Japan’에서 미사일 방어 훈련을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향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의 근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인태사 공보정훈실은 몇시간 뒤 표기를 ‘한일 중간 수역(waters between Korea and Japan)’으로 수정했지만, 미국 국방부 웹사이트 등에 배포된 사진 자료는 모두 ‘일본해’로 표기돼 있습니다. 지난 달 말 동해 한미일 훈련 자료에서 ‘한반도 동쪽 수역(waters east of the Korean peninsula)’으로 표시한 것과 달리 일본해를 고집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재명 대표는 7일 “문제는 이게 독도 인근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에는 정보 훈련을 하더라도 또 필요한 경우에는 최소한 제주도 남쪽에서 했다. 그런데 왜 하필 독도 근처에 와서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을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습니다.

또 “(일본은)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려고 계속 시도하고 있다”며 “일본 헌법조차도 자위대는 군대가 아니다, 교전권이 없다고 하는데 일본을 끌어들여서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을 하면 일본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Q. 민주당은 왜 한미일 군사훈련을 반대하나요?

A. 민주당은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이 결국은 한미일 군사동맹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 한일관계가 제대로 정립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일본의 자위대를 군대로 공식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미일 대잠수함 훈련이 진행된 장소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동참모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한미일 대잠수함 훈련이 진행된 장소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Q. 한미일 군사동맹은 왜 위험한가요?

A. 일본은 아직도 한국의 영토인 독도를 일본의 땅으로 주장하고 있는 만큼, 이는 실질적인 영토 도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한일 군사 동맹이 이루어지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이에 우리나라는 일본과 관계가 좋았던 역대 정부에서도 군사동맹만큼은 고려한 적이 없습니다.

만약 한일 군사동맹이 체결된 후 일본과 중국이 센카쿠 열도 분쟁이나 대만 분쟁 충돌로 발전할 경우 중립적 입장이던 우리나라도 참전할 의무가 생겨 우리나라로서는 한일 군사동맹에 실익이 떨어집니다. 특히 중국과, 북한, 러시아와 인접한 지리적 특성상 한미일 동맹과 중러 동맹의 분쟁이 벌어진다면 우리나라는 최전방에 서게 됩니다.

지금까지도 일본은 우리나라의 군사적 우방국이라고 할 수 있지만, 동맹이 된다면 자위대의 한반도 상륙 등 적극적 군사개입을 허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 정서와도 맞지 않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Q. 민주당이 우리 군에 요구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A. 이재명 대표는 이번 훈련에 대해 “일본의 군사대국화, 보통국가화를 떠받쳐 줄 수 있는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명백하게 사과하고 다시는 이런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한미일 군사동맹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Q.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왜 군사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A.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7일 당 국감대책회의에서 “(이 대표의 발언은) 대한민국 군대가 일본을 끌어들여 자위대를 정식 군대로 인정하는 데 앞장섰다는 느낌을 주려는 얄팍한 정치공세”라고 민주당의 우려를 반일 감정을 조장하는 행위로 규정했습니다.

국방위 여당 간사인 신원식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북핵이란 공통의 안보위협을 가진 한미일 3국이 이에 대응하기 위한 훈련을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며 “대한민국 근해에서 한미일 연합훈련을 하면 대한민국이 제일 득을 본다. 민주당은 더 이상 철 지난 죽창가를 부르는 행위를 중단해주시기 바란다”고 반박했습니다.

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가장 노출된 것은 대한민국이고, 한미일 연합훈련이 가장 필요한 곳은 대한민국이라는 설명입니다.
 

근거자료 및 출처 

- 북한 급변사태와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 가능성에 관한 소고 -미·중·일 간 공격적 현실주의 관점을 중심으로(박성황 선문대 교수) / 한일군사문화학회,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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