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놓고 국민의당 내 찬성·반대파가 각각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이다. 사진은 토론회에 참석한 정동영 의원, 안철수 대표, 박주선 전 비대위원장, 박지원 전 대표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놓고 국민의당 내 찬성·반대파가 각각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이다. 찬성 측 국민통합포럼은 부산에서 세미나를, 반대 측인 평화개혁연대는 광주에서 각각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안철수 대표는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함께 국민통합포럼 행사에 참석한다.

12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박지원·정동영·천정배 의원을 주축으로 하는 평화개혁연대는 오는 13일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세력의 진로와 과제’를 주제로 2차 토론회를 연다. 이날 행사에는 박주선·조배숙·김동철·장병완·이상돈·최경환·김경진·박주현 의원 등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전·현직 지도부 등이 다수 참석할 예정이다.

평화개혁연대 측은 이번 토론회 취지에 대해 “안철수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바른정당과의 통합 문제를 포함해 촛불혁명 이후 평화개혁세력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광주·전남의 의견을 폭넓게 모으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평화개혁연대는 다음주에는 전북에서 3차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바른정당과의 통합 반대 여론이 강한 호남을 중심으로 여론몰이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역시 통합을 반대하는 같은 당 초선의원 모임인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의원)와도 오찬과 연석회의를 하며 세를 규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추진 중인 이언주 국민의당 의원과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국민통합포럼도 그 다음날인 14일 부산광역시의회에서 ‘부산·울산·경남 지역경제 발전 방안’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맞불을 놓는다.

부산은 양당 부산시당을 중심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동후보를 선출하겠다는 선거연대를 선언하는 등 통합 논의가 가장 활발한 지역이다. 국민통합포럼은 당초 광주에서 행사를 개최하려고 했으나, 박주원 최고위원 사태로 악화된 민심을 고려해 장소를 급하게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통합파와 반대파가 각각 제 갈 길을 가면서 국민의당을 둘러싼 ‘12월 위기설’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12월 위기설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양당 통합파가 ‘12월’을 통합 분기점으로 잡으면서 당내 갈등이 강하게 분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안 대표는 그동안 정확한 통합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며 “당내 의견을 들어보겠다”고만 해왔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만약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으로 신 보수-뉴라이트 세력을 위해 제물로 바쳐지고, 자유한국당 세력과 통합해 보수세력 부활의 길을 열어준다면 역사에 큰 죄를 짓는 것”이라며 “안 대표가 지금이라도 현실을 제대로 보고 얼마나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지 깨닫고 성찰하길 바란다”고 했다.

통합파와 반대파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양측 모두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호남과 정치세력들이 다 떨어져 나가는데 그런 통합이 무슨 놈의 통합인가”면서도 “선출된 당 대표를 인정하지 않고 뒤에서 비판만 하는 것도 올바른 것은 아니다”고 했다. 주승용 전 원내대표도 당내 두 갈래 모임에 대해 “건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되 계파싸움으로 비춰서는 안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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