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좌)과 조명균 통일부 장관(우)이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9일 오전 남북 고위급 회담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개최됐다. 북한 대표단의 평창올림픽 참가여부가 최대 의제다. 양측 대표는 나란히 ‘민심’을 언급하는 등 다소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시작했다.

먼저 리선권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겨울이 여느 때 없이 폭설도 많이 내리고 또 그런가 하면 강추위가 지속적으로 계속되는 게 특징”이라며 “어찌보면 자연계의 날씨보다 북남 관계가 더 동결상태 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라고 말을 꺼냈다.

이어 리 위원장은 “다만 자연이 춥든 북남대화와 관계개선을 바라는 ‘민심’의 열망은 비유해서 말하면 두껍게 얼어붙은 얼음장 밑으로 더 거세게 흐르는 물처럼 얼지도 쉬지도 않고 또 그 강렬함에 의해서 북남 고위급 회담이라는 귀중한 자리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이번 회담의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예로부터 민심과 대세가 합쳐지면 천심이라고 했다”며 “북남 당국이 진지한 입장, 성실한 자세로 이번 회담을 잘해서 이번 고위급 회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온 겨레에게 새해 첫 선물, 그 값비싼 결과물을 이 드리는 게 어떠한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 자리에 나왔다”고 긍정적인 자세를 취했다.

우리 측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우리도 지난해 민심이 얼만큼 강한 힘을 갖고있는지 직접 체험을 했고 우리 민심은 남북관계가 화해와 평화로 나가야 한다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다는 것도 우리가 분명하게 잘 알고 있다”며 “민심이 천심이고 그런 민심에 부응하는 방향으로 회담을 진지하고 성실하게 잘 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논의하는 중요한 의제 중 하나가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에 북측 대표단이 참석하는 문제”라고 강조한 뒤 “북측에서 귀한 손님들이 오시기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이 평화축제로 잘 치러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울러 조 장관은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오랜 남북관계 단절 속에서 회담이 시작됐지만 ‘시작이 반이다’라는 마음으로 의지와 끈기를 갖고 회담을 끌어갔으면 좋겠다”며 “서두르지 않고 끈기를 갖고 하나하나 풀어가면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본격적인 회담에 앞서 리 위원장은 회담공개를 제안하기도 했다. 양측의 모두발언과 포토타임이 끝나면, 비공개 회담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전체를 공개하자는 것. 리 위원장은 “회담을 지켜보는 내외의 이목이 강력하고 기대도 크다”며 “공개를 해서 실황이 온 민족에게 전달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조심스럽게 거절했다. 조 장관은 “상당히 일리가 있다”면서도 “모처럼 만나 할 얘기가 많은 만큼 관례대로 회담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필요하다면 중간에 기자들과 함게 공개회의를 하는 것이 순조로운 회담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리 위원장은 “귀측의 견해를 감안해 비공개로 하다가 필요하면 기자들을 불러 회담상황을 알려주는 게 좋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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