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1시53분께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백화점에서 6층에 멈춘 승강기가 갑자기 2m가량 내려앉았다. 이 사고로 승강기에서 내리려던 60대 남성이 큰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사망했다. <양천소방서/뉴시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60대 남성이 백화점 승강기를 이용하다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6층에서 승강기 문이 열리고 내리려는 순간, 갑자기 승강기가 2미터 아래로 추락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 당시 승강기에는 60대 남성을 포함해 모두 20명의 승객이 탑승해 있었지만, 가장 앞서있던 이 남성만 크게 다쳤다. 큰 부상을 입은 남성은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추락한 승강기 안에 갇혀있던 나머지 19명은 30여분 이후 모두 무사히 구출됐다.

지난 20일 서울 양천구 목동 ‘행복한백화점’에서 발생한 승강기 추락사고를 두고 예견된 인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행복한백화점 측은 한 달 전인 지난해 12월 해당 승강기에 대해 정기 안전점검을 받았다. 하지만 2가지 결함이 발견됐고, ‘두 달 안에 문제점을 보완해 재검을 받으라’는 ‘조건부 합격’을 받았다.

행복한백화점 측에 따르면 2가지 결함은 ‘승강기 속도미달’과 ‘문 틈새 기준 초과’에 대한 것이다. 엘리베이터 속도가 기준보다 느리다는 것과, 본체와 층별 벽면 사이의 문 틈새가 기준보다 더 벌어져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동아일보는 입수한 검사성적서를 토대로 엘리베이터가 최상층이나 최하층을 향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이동할 경우에 자동으로 정지하도록 설계된 ‘파이널 리미트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는 점도 당시 안전점검에서 지적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한 달 전 승강기 정기 안전점검에서 발견된 결함이 사고와 관련이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앞서 21일 승강기 관리업체 관계자 3명과 목격자 1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사고경위와 안전관리 사항을 조사한 경찰은 22일 오전 9시30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소속 전문인력과 함께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행복한백화점을 운영하는 중소기업유통센터 측은 22일 오후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품질이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 판로지원을 목적으로 행복한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임득문 대표 명의 사과문을 통해 “불의의 사고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으신 피해자분, 그리고 가족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무엇보다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하신 분과 유족분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 현재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며 원인을 철저하게 파악하고 다시는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유통센터 측은 22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사고가 발생한 이후, 유족 부분이 더 중요해 사과문 게재가 조금 늦어진 부분이 있다”며 “현재 장례식이 진행중인 상황으로, 직원들이 현장에서 장례절차 등을 돕고 있다. 유족을 비롯해 피해 20명 모두 보상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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