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약·바이오 업계가 경기 침체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대규모 기술수출을 이어갔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대규모 기술수출을 성사시키며 ‘잭팟’을 터뜨렸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제약기업의 해외 기술수출은 8건으로, 규모로는 비공개 금액을 제외하고도 12억3,400만 달러(약 1조3,100억원)에 달한다.

실적이 공개된 기술수출 중 계약규모가 가장 큰 건은 ‘제넥신’이 개발 중인 면역치료제 ‘하이루킨’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바이오기업 아이맙 바이오파마(I-Mab)에 수출된 하이루킨은 몸속에 존재하는 인터루킨-7의 효능과 안정성을 강화시킨 신약이다. 면역세포인 T세포를 활성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효능을 지녔다.

하이루킨의 총 계약규모는 5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계약금 1,200만 달러와 중국에서의 임상시험 성공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로 5억4,800만 달러를 받는다. 계약금은 반환의무가 없으며 임상시험 성공 후 상용화 돼 판매하면 별도로 로열티를 받는다.

한올바이오파마도 자체 개발 중인 자가면역질환 항체의약품 ‘HL161’을 미국 제약사 ‘로이반트사이언스’에 기술이전했다. 총 5억250만 달러(약 5,450억원)에 이전한 ‘HL161’은 과도한 자가면역반응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을 치료하는 신약물질이다. 계약금으로 받은 3,000만 달러는 임상에 실패해도 반환하지 않는다. 연구비는 2,000만 달러로 5년 분할 지급하며,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 4억5,250만 달러를 받는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이에 앞서 자가면역질환 항체의약품 ‘HL161’와 안구건조증 치료제 ‘HL036’ 2종을 중국 하버바이오메드에 8,100만 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계약금 400만 달러와 단계별 마일스톤 7,700만 달러 등 총 8,100만 달러의 정액기술료와 경상기술료를 받는다.

영진약품도 지난해 5월 자체 개발 중인 휘귀질환 신약 ‘KL1333’을 스웨덴 뉴로바이브 파마슈티컬AB에 5,700만 달러 규모의 기술수출했다. KL1333은 미토콘드리아 DNA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희귀 유전 미토콘드리아 이상 질환 치료제로 쓰일 예정이다. 계약금은 300만 달러로 계약체결 시와 체결 1년 후, 국내 임상 1상 종료 시 등 나눠서 받게 된다. 임상시험 단계와 시판 승인, 약가 확정 등 단계별 기술료는 5,400만 달러다.

대화제약은 지난해 9월 중국 ‘RMX바이오파마’에 2,500만 달러 규모로 경구용 파클리탁셀 항암제 ‘리포락셀액’을 기술수출했다. 선급금으로 350만 달러를 받고, 중국 내 임상개발과 허가, 판매 등의 진행에 따라 단계별 마일스톤도 받는다. 출시 후 매출 발생에 따른 경상기술료도 별도로 지급 받는다.

유틸렉스도 지난해 중국 화해제약으로부터 850만 달러를 받고 면역조절 항암항체치료제 ‘EU101’을 기술수출했다. 유틸렉스는 이밖에 상업화 후 판매에 따른 로열티도 별도로 지급받는다. EU101은 단독 처방으로도 높은 항암효과가 기대되는 항암제다.

2017년 제약기업의 해외 기술수출 사례. <보건복지부>

이와 달리 동아에스티와 CJ헬스케어는 계약규모를 공개하지 않았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8월 이란 제약기업 ‘루얀제약’과 성장호르몬제 ‘그로트로핀’, 호중구감소증치료제 ‘류코스팀’, 난임치료제 ‘고나도핀’, 빈혈치료제 ‘에포론’ 등 바이오의약품 4종에 대한 제조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CJ헬스케어도 지난해 9월 2세대 EPO 바이오시밀러로 개발 중인 ‘CJ-40001’을 일본제약사 ‘YL 바이오로직스’에 기술수출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