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사태는 중고차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군산공장 폐쇄 방침 발표로 촉발된 한국지엠 사태의 불똥이 중고차에까지 튀고 있다. 아직 여러 변수가 남아있긴 하지만, 브랜드 이미지 하락이 중고차 가격 및 매매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취업에 성공한 A씨는 최근 자신의 생애 ‘첫차’로 중고차를 사기로 결심했다. 여러 정보를 찾아보고 업체에 문의도 한 그는 가격과 연식이 딱 좋은 차량을 추천받았다. 하지만 고심 끝에 다른 차를 알아보기로 했다. 해당 차량이 쉐보레 크루즈였기 때문이다.

A씨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생각에 찜찜했다. 2~3년 탄 뒤 다시 팔 가능성이 높은데, 값이 더 크게 떨어지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류는 중고차딜러를 통해서도 전해졌다. 한 중고차딜러는 “아직까지 한국지엠 차량들의 중고차 가격이 크게 떨어지거나 하진 않았다. 중고차 시장이 워낙 크고 작용하는 요소가 많기 때문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한국지엠 사태 이후 꺼려하는 고객들이 일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조건이 좋아도 한국지엠 차는 사고 싶지 않다고 하는 고객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고객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포착된다. 2016년 신형 말리부를 구입한 B씨는 최근 중고차 매각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한국지엠이 완전히 철수하는 등의 일이 벌어지면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고, 특히 중고차 가격이 많이 떨어질 것 같다. 아직까진 감가상각이 크지 않은 시기라 제값을 받을 수 있을 때 처분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지엠 사태가 중고차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서비스 품질 하락에 대한 우려와 브랜드 이미지 추락이다.

물론 실제 한국지엠 철수가 발생한다 해도 당장 각종 서비스까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서비스 품질 하락에 대한 우려까지 지우긴 어렵다. 특히 서비스센터 외주화는 가능성이 꽤 높은 편이다.

또한 브랜드 이미지 추락은 중고차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다. 한국지엠은 군산공장 폐쇄 논란에 휩싸인 직후 판매실적이 급감했다. 수입차 브랜드에게마저 추월을 허용했다. 신차로 잘 팔리는 차가 중고차 시장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당연하듯, 신차로 잘 안 팔리는 차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대접받지 못한다.

이와 관련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경제성이라는 기준이 가장 강조되는 중고차 시장이라 할지라도 브랜드 가치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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