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NSC 상임위 결과에 대해 브리핑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17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개최하고 ‘판문점선언’의 차질 없는 이행에 의견을 모았다. 북한과 미국을 향해서는 북미회담의 중재자 입장에서 ‘상호 존중의 정신’을 당부했다. NSC 상임위 결과는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보고 됐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상임위 위원들은 판문점선언이 차질없이 이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남북고위급회담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 북측과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이 상호 존중의 정신 하에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한미 간과 남북 간에 여러 채널을 통해 긴밀히 입장을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참관, 6・15 공동행사 준비 등 앞으로의 남북관계 일정들을 판문점선언의 합의 정신에 따라 차질없이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NSC의 이번 결정은 ‘비핵화 협상’ 테이블이 근본적으로 깨진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 기초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진통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북측 역시 고위급회담을 연기하고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미국의 태도를 비판했지만, 협상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놓고 있는 상태다. 김계관 제1부상은 “트럼프 행정부가 조미 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성을 가지고 조미 수뇌회담에 나오는 경우 우리의 응당한 호응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측도 한 걸음 물러난 모양새다. 트위터를 통해 거침없는 발언을 이어갔던 트럼프 대통령은 북측의 태도변화에 대해 “지켜보자”며 말을 아끼고 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각) “리비아식 모델이 논의의 일부인 것을 본 적이 없다”며 “트럼프식 모델을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반발에 우호적으로 대처한 대목으로 평가된다.

이날 취재진과 만난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측과 미국이 회담을 진행하면서 뭔가 입장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 서서 이해를 해보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북한과 미국의) 반응을 보면 협상에 충분히 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를 갖추고 있다고 우리는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가 한미 간 남북 간 여러 채널을 통해 조율하겠다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중재자로서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표현”이라며 “다가오는 22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우리가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입장과 태도를 미국에 전달하고, 또 반대로 북한에 대해서도 미국의 입장과 견해를 충분히 전달하는 역할을 취해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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