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집 LG하우시스 대표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종합건축자재 기업인 LG하우시스의 실적이 신통치 못하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 흐름은 올 1분기에도 이어졌다.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도 썩 밝지 못한 점이다. 주택거래 부진 탓에 주력인 건자재 부문의 성장성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소재 부문의 부진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지난 3월 취임한 민경집 대표가 부지런히 돌파구를 찾는 있는 가운데 펼쳐진 상황이 마냥 녹록지는 않을 모양새다.

◇ 외형 커졌지만 내실 약화… 수익 부진 '시름'

LG하우시스는 지난 2009년 4월 LG화학 산업재 사업 부문이 인적분할해 설립한 법인이다. 대형 건자재업체로, 분리 독립을 한 지 올해로 10년차를 맞았다. 사업 부문은 창호, 바닥재 등 건축자재 부문과 고광택시트, 데코시트, 자동차 부품 및 원단 등 고기능 소재·부품으로 나눠져있다.

LG하우시스는 지난해 3조2,56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냈다. 그러나 커진 외형에 비해 내실은 부진했다. 실질적인 수익 지표인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모두 하락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5.3% 감소한 1,329억원을, 순이익은 9.2% 줄어든 678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고기능소재 부문에서 실적 부진이 지속된 것이 주요 원인이 됐다. 자동차 시장은 중국 사드 악재와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생산물량이 대폭 감소된 바 있다.

올해는 더 짙은 먹구름이 드리웠졌다. LG하우시스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4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했다. 순이익은 53억원으로 전년대비 59% 줄었다. 매출액은 7,785억원으로 전년대비 4.1% 늘었다. 고기능 소재 부문의 실적이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주력인 건자재 부문마저 부진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소재 부문의 올해 1분기 8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의 70% 가량을 책임지는 건자재 부문의 영업이익은 34% 가량 줄어들었다. 폴리염화비닐(PVC)과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데 따른 영향이다.

문제는 앞으로 전망도 썩 좋지 못하다는 점이다. 증권가에서는 신규 주택 물량 축소로 건자재 부문 성장세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17일 건축자재 부문 매출 성장 둔화를 이유로 LG하우시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Hold)로 하향했다. 목표주가는 12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내렸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45만 세대를 정점으로 내년 37만 세대로 감소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건축자재 부문의 매출액은 이미 성장 둔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건축자재 매출액 성장률은 8.5%에 그쳤다. 작년 1분기 성장률(20.8%)와 비교해 크게 하락점이 이를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 신규 주택 물량 감소… 건자재 사업 성장성도 둔화하나  

송 연구원은 고기능 소재·부품 부문의 실적 회복 여부가 주가 방향성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작년 하반기 이후 해당 사업이 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가파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을 내렸다. 
 

LG하우시스가 업황 부진 전망 속에서 반등 포인트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이는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LG하우시스의 어깨를 더 무겁게 하고 있다. LG하우시스 주가는 2014년만 해도 주당 20만원까지 치솟으며 고공행진세를 보였지만 이듬해부터 조금씩 하락세를 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7만원대 선까지 떨어졌다. 17일 종가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주가 하락폭만 해도 25%에 달한다. 수익 부진 전망이 잇따르면서 주가는 맥을 못추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근 구원등판한 민경집 대표의 부담은 크다. LG하우시스는 오장수 대표가 임기를 1년 가량을 남겨두고 사임함에 따라 민 대표를 3월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민 대표는 1989년 LG화학 기술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산업재연구소장과 LG하우시스 연구소장을 거쳐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인사다. 2009년 LG하우시스 출범 당시 연구소장을 맡아 건축자재 및 자동차소재부품 분야에서 원천기술 개발을 주도해 왔다.

또 2014년부터 자동차소재 부품 사업부장을 역임하면서 해당 사업 부문을 이끌어왔다. 그를 선임한 데는 부진한 소재 부문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중국의 환경 규제 강화에 발맞춰 친환경 자재 사업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다만 취임 초기인 만큼 아직까지 사업 성과를 논하기는 이른 단계다. 과연 민 대표가 부진한 업황 전망을 딛고 해결사 노릇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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