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이 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 “사람이 두 달 동안 잠을 자지 않고도 살 수 있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구치소에서 알았다”고 말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조금 힘들 것 같다. 죄송하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피곤한 기색을 보였다. 그의 변론을 맡고 있는 강훈 변호사는 “특별기일을 잡더라도 재판을 마쳐 달라”고 요청했다. 결국 2차 공판은 시작 4시간여 만에 끝났다. ‘재판을 거부하지 않고 나와서 싸우겠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건강이 변수로 작용했다.

MB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사람이 두 달 동안 잠을 자지 않고도 살 수 있고, 밥을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구치소에서 알았다”고 말했다. 심적 고통이 크다는 얘기다. 실제 MB가 수감 중인 서울동부구치소 측도 걱정을 나타냈다. “구치소 의무실에서 외부 진료를 권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 강훈 변호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MB는 거절했다. 특별대우를 받았다는 여론이 생길 것을 우려해서다. 그는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통스럽지만 (재판을) 기피하려는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재판부는 “계속 재판에 나와야 하니 치료를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밝혔다. 궐석재판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한편, MB는 이날 공판에서 도곡동 땅 실소유 의혹과 관련해 “내 소유가 아니다”고 직접 말했다. 그는 “압구정동과 강남을 개발하던 때인데 어디 땅을 살 곳이 없어서 현대 담벼락 옆에 붙은 땅을 사서 갖고 있었겠느냐”고 반문하며 “(산다면) 더 좋은 땅을 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건설 재임 중 내가 개인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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