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에 마련된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는 6·13 지방선거 하루 전인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를 밝혔다. 박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수도권 최초 3선 광역단체장이 된다. 이날 열린 북미정상회담으로 형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와 선거 초반부터 굳어진 ‘박원순 대세론’이 서울시장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 후보는 그동안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나온 적 없는 강남지역을 향해 “새로운 강남시대를 열어달라”고 ‘특별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당선된다면 가장 빠른 시간 내 평양을 방문할 것”

박 후보 측과 민주당은 이날 북미 양국의 첫 정상회담으로 형성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지방선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평양 포괄적 교류협력 구상’을 공약으로 내건 박 후보는 기자회견에서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서울 디스카운트(discount)는 가고 평화 프리미엄(premium)이 올 것”이라며 “이제 동북아 평화중심도시 서울을 본격적으로 준비할 때다. 서울시민의 선택을 받는다면 정부의 협력을 얻어 가장 빠른 시간에 평양을 방문해 (교류협력을)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남북평화의 길은 중앙정부, 대통령이 큰 길을 열어주시면 그 길을 가득 메워 구체적 성과를 만드는 건 지방정부의 역할이다. 독일이 그러했듯 우리도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며 “특히 서울시는 남북교류가 닫혀있던 시절에도 끊임없이 준비를 해왔다. 3대 방향 10대 과제를 준비해왔고 지난번 북측 대표단이 서울을 방문했을 때 북한에 전달됐다. 남북정상회담 때도 대통령께서 남북교류 방안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말씀하신 상태”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강남시대를 열어달라”

무엇보다 박 후보는 지금껏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강남 지역을 공략했다. 그는 기자회견문에서 “특히 이 자리를 통해 강남지역 유권자들에게 호소드린다. 이제 바꿀 때가 됐다. 변화할 때가 됐다. 민주당과 함께 새로운 강남시대를 열어주시기 바란다. 서울시와 함께 전진해갈 수 있도록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강남은 보수진영의 ‘텃밭’으로 불리며 1995년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민주당 후보를 구청장으로 당선시키지 않았다. 하지만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구속과 강남병을 지역구로 둔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의 ‘막말’ 논란 이후 보수층 유권자들이 분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점치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박 후보가 강남지역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서울시정을 운영하는 데 같은 당 소속 기초단체장은 큰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엔 신연희 강남구청장과 박 시장이 사사건건 대립하며 서울시정 운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특히 강남지역의 경우 가장 많은 재산세를 납부하는 곳이라는 점도 신경쓰이는 지점이다.

“네거티브는 패색이 짙은 후보가 할 일”

경쟁자인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가 제기한 ‘허위 재산세’ 논란에 대해서는 강하게 대응했다. 박 후보는 “제가 은닉한 재산을 좀 알려주시면 제가 100배로 보상하겠다”며 “전 2011년 보궐선거, 2014년 지방선거 때도 무지무지한 네거티브를 당했지만 하나도 진실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일축했다.

박 후보는 관련 의혹에 휘말리지 않고 선거 초반부터 형성된 ‘대세론’을 선거날까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이번 선거기간 동안 상대 후보들이 열심히 노력했다 생각한다. 도전자의 입장에서 서울시정을 비판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고 특별히 가슴 아프게 생각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지금 벌어지고 있는 네거티브는 패색이 짙은 후보가 할일이지 승리할 수 있는 후보가 할일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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