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테리어 내장재 전문기업 ‘영림’은 영림임업, 영림산업, 영림화학 3개사로 대표된다. 3개 회사 모두 오너인 황복현(사진) 대표를 비롯해 그의 자녀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영림임업 홈페이지>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0원’. 인테리어 전문기업 ‘영림산업(대표이사 황복현·사진)’의 최근 3년간 기부금 실적이다. ‘영림몰딩도어’ ‘영림프라임샤시’ 등의 브랜드로 유명한 이 회사는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KBS 2TV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를 제작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광고·선전비로 11억3,000만원을 썼다. 당기순이익의 18% 규모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엔 인색하면서 자사 홍보에는 적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 드라마 제작 후원엔 ‘적극적’, 기부금엔 ‘미적미적’

인테리어 내장재 전문기업 ‘영림’은 영림임업, 영림산업, 영림화학 3개사로 대표된다. 1984년 창립한 영림임업이 모태다. 이들 회사는 몰딩, 도어, 천장재, 벽장재, 바닥재 등 욕실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영림몰딩도어’ ‘영림프라임샤시’ 등 브랜드로 소비자들에 잘 알려져 있다.

영림은 최근 인기리에 방송중인 KBS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에 제작지원을 하고 있다. 극중 장미희(이미연 역)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YL그룹)이자, 주인공들의 근무처 배경이 바로 영림이다. 극중 YL그룹 개발팀 사무공간은 대부분 영림의 제품 연출한 것으로 알려진다.

드라마 제작 후원을 하고 있는 곳은 영림산업과 영림임업이다.

이 중 영림산업은 최근 3년간 기부금으로 집행한 돈이 ‘0원’으로 나타났다. 감사고보서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0년부터 기부금은 단 한 차례도 집행되지 않았다. 

반면 광고선전비는 해마다 늘고 있다. 2010년 428만원에 불과하던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11억3,000만원으로 뛰었다. 특히 지난해 영림산업은 영업이익(143억→78억)과 당기순이익(112억→63억)이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지만 광고선전비는 되레 급증했다. 이 회사는 오너인 황복현 대표의 자녀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관계기업인 영림화학도 사정은 비슷하다. 최근 3년간 기부금은 지난해 4,532만원이 전부다.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단 3번(△2007년 300만원 △2008년 1,000만원 △2017년 4,532만원)의 기부금이 집행됐다. 반면 광고선전비는 최근 3년간 평균 10억원이 넘는 돈을 썼다.

그나마 모기업 격인 영림임업은 지난해 2억원 수준의 기부금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영림임업은 △2015년 9,945만원 △2016년 2억5,800만원 △2017년 2억4,800만원의 기부금을 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1,388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3년간 광고선전비는 △16억4,500만원 △13억9,000만원 △20억3,400여만원으로 조사됐다. 접대비는 9억원~11억원을 유지했다.

인테리어 내장재 전문기업 ‘영림’은 최근 인기리에 방송중인 KBS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에 제작지원을 하고 있다. 사진은 드라마 방송화면으로, 좌측에 영림 홍보물이 눈에 띈다. <‘같이살래요’ 방송화면 캡처>

영림은 이번 KBS 2TV ‘같이 살래요’ 뿐만 아니라 얼마 전 종영한 MBC ‘데릴남편 오작두’, 김남주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jtbc ‘미스티’ 등 다수의 작품에 후원을 해왔다. 특히 최근 제작 후원한 KBS2TV 주말드라마 ‘같이 살래요’가 시청률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영림의 홍보효과도 상승하고 있다.

영림의 이 같은 활동은 자사의 수익창출과 맥이 닿아 있다. ‘이윤창출’이 기업의 최대 목표인 만큼 이런 활동에 비난을 쏟아낼 명분은 없다. 하지만 기업이 국민생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주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익적 기여를 통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실현’은 그 어떤 가치보다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자사의 이미지 홍보를 위해 비용을 쏟아 붓는 노력에 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는 지나치게 소극적인 영림의 현주소가 아쉬운 이유다.

한편 ‘영림’은 황복현 대표를 비롯해 황 대표의 자녀들이 모든 지분을 보유한, 사실상 가족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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