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패배 이후 자유한국당 내부 리더십이 실종된 모양새다. 사진은 지난 21일 의원총회에서 고민하는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6·13 지방선거 참패로 리더십까지 실종된 모양새다. 한국당은 홍준표 전 대표가 지방선거 패배 책임으로 사퇴한 뒤 김성태 원내대표가 대표권한대행을 맡아 당 수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의 행보에 일부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리더십까지 위협받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지방선거 참패 이후 두 번째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성태 권한대행이 제안한 당 쇄신안을 두고 거센 비판이 일었다. 대다수 의원들은 김 권한대행이 언급한 ‘중앙당 축소를 통한 원내정당화’ 쇄신안에는 공감했지만,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을 문제삼았다.

이를 두고 한 의원은 “앞으로 당이 나아가야 할 노선이나 진로는 혁신비대위가 담아야 할 중요한 내용인데 (이에 대해) 어떤 논의 과정 없이 혼자 발표한 게 적절하냐. 또 다른 독선과 새로운 독주가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의원도 “(김 권한대행의 혁신안 발표를 두고) 타당하다는 의견과 ‘조금 더 의견 수렴을 했어야 했다’는 반발 등 여러 이야기가 (의총에서) 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친박계 의원들 역시 김 권한대행 사퇴를 촉구했다. 홍준표 전 대표와 마찬가지로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신상진 의원은 전날(20일)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이 있는 원내대표로서 사퇴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인물이 바뀌고 새로운 것으로 출발하는 시점에서 책임지는 자세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김 권한대행) 사퇴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 14일 홍 전 대표 사퇴 이후 등장한 김 권한대행 리더십이 일주일만에 무너진 모양새다. 21일 열린 의총 역시 의원들간 난상토론만 이어졌고, 정리된 내용 하나 없이 마무리됐다.

김 권한대행은 지난 21일 의총 직후 브리핑에서 “의총을 통해 당 수습과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많은 의견들이 있었다. 개선된 의견과 내용들을 중심으로 저희 당이 더 혁신하고 변화하는 노력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당내 리더십 실종 상황에 대해 한 의원은 22일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다 곪는 과정”이라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짧게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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