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푸드 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올해 초에 배달 수수료까지 동시에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첨부. <픽사베이>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패스트푸드 업계가 또 다시 가격 문제로 소비자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가격인상 도미노가 이뤄진 올해 초에 배달 수수료까지 인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서다. 이들 업체들은 또 건별 수수료 부과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 은근슬쩍 배달수수료 인상한 패스트푸드 ‘빈축’

올해 초 약속이나 한 듯 동시다발적으로 가격 인상을 결정해 거센 비판 여론에 휘말렸던 패스트푸드 업계를 향한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당시 업체들은 제품가격 뿐 아니라 배달수수료까지 동시에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상 시기와 인상폭은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제품 마다 1,000원 미만으로 부과되던 배달 비용을 200원 가량씩 늘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실제 업체별 주요 상품들의 가격을 전수 조사한 결과, 매장 판매 가격과 딜리버리 구매 가격은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롯데리아의 프리미엄 제품군에 속하는 ‘와규 오리지널’의 매장 가격(단품)은 7,800원인 반면 홈서비스 판매 가격은 이보다 500원 비싼 8,300원이었다.

세트 가격은 더 벌어졌는데 매장에서 9,500원에 구매 가능한 와규 오리지널 세트는 홈서비스를 이용해 먹게 될 경우 1만300원을 지불해야 한다. 다른 제품들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AZ버거 오리지널’의 매장가는 6,400원이지만 홈서비스 가격은 6,900원으로 상승했다. 해당 제품의 세트 가격 역시 와규 오리지널과 마찬가지로 매장가와 홈서비스간 800원의 차이를 보였다.

쉑쉑치킨, 양념감자, 콘샐러드 등 디저트류는 홈서비스 가격이 매장가 보다 300원 비쌌다. 팥빙수를 배달할 경우엔 매장가보다 무려 25% 비싼 1,000원을 더 지급해야 했다.

문제는 단순힌 홈서비스 가격이 매장가 보다 비싸다는 데 있지 않다. 건별 수수료 부과 정책을 시행함에 따라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이 급등할 수 있다는 더 큰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예를 들어 매장에서 AZ버거 오리지널 세트 10개를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그 가격은 8만1,000원이지만, 홈서비스로 배달하게 되면 8만9,000원으로 껑충 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세트 하나 가격을 더 주고 먹게 되는 셈이다.

◇ 배달 소비자는 봉?… 업체 측 “대량 주문 많지 않아”

맥도날드의 온‧오프라인 간 가격 차이는 더 컸다. 단품 버거의 딜리버리 가격이 매장보다 600원 비싼 편이었다. 버거 세트는 롯데리아, KFC, 버거킹을 통틀어 가장 비싼 900원의 차이가 났다. 특히 ‘맥올데이’(하루 종일 세트 메뉴 할인) 메뉴에 포함된 빅맥은 딜리버리 단품 가격(5,100원)이 매장 세트 가격(4,900원)보다 비싼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또 맥도날드는 딜리버리 가격만 홈페이지에 기재했을 뿐, 매장가격은 별도로 안내하지 않고 있어 온‧오프라인간 가격 비교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이는 경쟁사인 KFC와 버거킹도 마찬가지였다.

업체 측은 건별 수수료 부과를 시행하게 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해명을 내놓고 있다. 건별 수수료가 고정 배달비보다 소비자들의 부담을 더는 데 이롭다는 것이다. 앞의 예시처럼 대량 배달을 하게 되면 배달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건 사실이지만 실제 통계를 보면 그런 경우는 흔치 않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 주문 수량을 보면 보통 1만4,000원대 주문이 가장 많다. 최소 배달 비용보다 4,000원 정도 많은 편인데, 이 경우 배달비를 고정하기 보다는 제품별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게 소비자 부담이 덜 하다고 분석하고 있다”면서 “대량 주문을 하게 되는 소비자들은 비용 부담이 커지겠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집중돼 있는 보다 많은 고객층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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