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의 하락세에도 국내 기름 값은 여전히 높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주유소의 가격정보판. <뉴시스>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국제유가가 7월 들어 진정세를 찾았다. 반면 국내에 유통되는 기름 값은 아직까지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통계청은 1일 ‘2018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했다. 공업제품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2.0% 오른 가운데 기름 값이 큰 폭으로 올랐다. 7월 국내 휘발유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1.8%, 경유 가격은 14.6% 상승했다. 지난 6월의 상승률(휘발유 9.9%·경유 12.3%)보다도 높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리터당 휘발유 가격은 7월 1일 1,607.63원에서 8월 1일 1,614.05원으로, 경유 가격은 동기간 1,408.44원에서 1,414.69원으로 올랐다. 작년 중순부터 시작됐던 기름 값의 가파른 상승세는 지난 5월 말을 기점으로 어느 정도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점진적인 증가세는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주요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7월 중 한풀 꺾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7월 초 74.33달러였던 배럴당 서부텍사스유 가격은 월말에 72.37달러로 떨어졌으며, 브렌트유의 경우 78.16달러에서 73.93달러로 하락폭이 더 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증산 의사를 밝히면서 수급 불안 우려가 다소 해소됐기 때문이다.

국제유가의 하락세가 본격적으로 관측된 것은 7월 중순부터다. 국내 정유회사들이 유가 상승기에 구매한 재고를 소진하고 값이 떨어진 원유를 새로 사들이는 8월 중순경부터는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도 다소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이란·베네수엘라의 정치 불안과 수요 증가 등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다시 오를 가능성도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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