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에서 토탈 헬스케어 기업으로 변신중인 휴온스그룹이 오너가 갑질 논란에 휘말렸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제약사 휴온스그룹 오너 2세인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대표이사 부회장이 운전기사에게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너가 갑질 리스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휴온스 측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사측은 최근 제기된 윤 부회장의 갑질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어 향후 사태 추이에 관심이 모아진다.

◇ “차 막히면 욕설... 개 밥 주고 집안 청소도 해”

운전기사 수난시대다. 이번엔 중견제약사 휴온스다.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이 운전기사들에게 수시로 모욕적인 언사를 해왔다는 것. 이 때문에 윤 부회장의 운전기사들이 대부분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고 있다는 주장이다.

휴온스그룹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데 이어 올해도 1·2분기 실적 모두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윤 부회장은 올해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상장사 휴온스글로벌과 휴메딕스 사내이사로 재선임 됐다. 윤 부회장의 배당도 꾸준히 늘고 있다. 윤 부회장은 지난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10억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는 오너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운전기사 갑질 의혹이 불거지면서 자칫 오너 리스크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윤 부회장을 수행했던 복수의 운전기사들은 과거 윤 부회장의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당했던 일들을 고발했다. 운전기사들은 윤 부회장이 평소 기분에 따라 욕설을 하거나 업무 외적인 일들까지 시켜왔다고 주장했다.

가장 흔한 사례들로는 운전 중 차가 막히거나 신호에 걸리면 “왜 여기로 왔냐. 생각이 없느냐”는 등의 막말을 하며 화를 낸다는 것. 또한 윤 부회장 자택 마당에 있는 진돗개 밥을 챙겨주거나 집안 청소도 해왔다는 게 운전기사들의 주장이다. 윤 부회장이 해외 일정이 있는 날에도 윤 부회장의 부인인 김경아 파나시 대표를 수행하는 등 제대로 쉬지 못한 날도 있었다고 한다.

이들 운전기사들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윤 부회장이 차가 막히거나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마다 화를 내거나 욕을 하기 때문에 항상 압박감에 시달렸다”면서 “운전기사도 자주 바뀐다. 오래 한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그간의 고충을 털어놨다.

휴온스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인간적 인재, 창의적 인재, 미래 인재를 추구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 ‘심평원 청탁 사건’ 이후 최대 리스크 되나

휴온스는 이 같은 운전기사들의 증언과는 정반대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휴온스는 2000년 우수벤처기업으로 지정된 이래 2013년 경기도 일하기 좋은 기업 선정, 2014년 노사문화대상 고용노동부장관 수상, 2015년 고용우수 기업 산업자원부장관 표창 등을 받는 등 여러 차례 관련 상을 수상해 이번 의혹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휴온스의 오너 갑질 논란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과거 한 차례 기업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다가 구사일생 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2016년 말 휴온스, LG생명과학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현직 위원 간의 뒷거래 정황이 드러난 것. 특히 휴온스는 혁신형 제약기업 재인증을 1년여 앞두고 이 같은 정황이 드러나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이후 2017년 1월 부산지검 동부지청(형사 3부)는 심평원과 휴온스, LG생명과학 등을 압수수색하고 전·현직 심평원 관계자들을 각각 기소했다. 다만 제약사 임원 3명은 약식기소 처분을 받는 것으로 사태는 일단락 됐다. 이후 보건복지부도 같은해 11월 휴온스에 대해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2020년까지 연장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한 차례 큰 고비를 넘긴 휴온스가 이번 논란도 피해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윤 부회장의 갑질 의혹에 대해 휴온스 측은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휴온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업무 수행 중 간혹 질타를 받을 순 있지만 결코 모욕적인 언사나 욕설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진돗개 밥을 챙기는 일이나 집안 청소 등을 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모님을 모신 것은 사모님께서 자회사 대표님이기 때문에 업무 수행 차원에 따른 것이지, 사모님 개인적인 일들을 도운 것은 아니다”라며 “왜곡되고 과장된 내용들이 보도되면서 기업도 안타까운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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