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기업들의 대부분이 '소통과 협력'을 인재가 갖춰야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국내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진취적인 사고방식과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정신 보다는 구성원간의 소통과 협력을 중요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의 인재상을 분석한 결과 ‘소통과 협력’을 인재가 갖춰야 할 역량으로 꼽은 기업이 63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문성’(56개사), ‘원칙과 신뢰’(49개사)가 뒤를 이었다. 5년 전 1위를 차지했던 ‘도전정신’은 이번 조사에서 4위로 밀려났다.

이는 소통이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대두되면서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상의는 "직원은 상사를 꼰대로 인식하고, 반대로 상사는 직원을 자기 것만 챙기는 ‘요즘 애들’로 치부하는 경향이 심해지는 등 기업 내 소통과정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기업들이 직원을 채용하거나 육성하는데 있어 소통과 협력을 주요 역량으로 꼽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창의성’의 추락도 눈에 띈다. 2008년 1위를 기록한 '창의성'은 2013년 조사에서 4위로 떨어진 뒤 올해 6위로 내려앉았다. ‘도전정신’의 하락과 함께 갈수록 기업들이 보수적인 성향으로 돌아서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업종별로 원하는 인재상에는 다소간 차이가 있었다. 제조업에서는 '소통과 협력'을 직원이 갖추어야 할 역량으로 가장 많이 꼽았다. 도소매업과 무역·운수업은 '전문성'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업과 건설업의 경우 '주인의식'을 갖춘 인재를 선호했다.

대한상의는 "많은 기업들이 기업문화를 개선하고 조직역량을 높이려고 노력하지만 성과는 아직 미흡하다"며 "그렇기 때문에 소통과 협력을 중시하는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100대 기업이 홈페이지에 공표한 인재상을 토대로 이뤄졌다. 100대 기업의 구성은 제조업 43개사, 금융보험업 27개사, 무역운수업 8개사, 건설업 7개사, 도소매업 6개사, 기타서비스업 9개사다. 대한상의는 2008년부터 5년마다 관련 조사를 실시해 오고 있는데, 올해가 세 번째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