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반쪽’의 호응만 얻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호평했고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은 우려와 함께 비판의 날을 세웠다. 이 대표의 대표연설 도중에 한국당 의원석에서는 고성이 나오기도 했다. <관련기사 : [이해찬 교섭단체 연설] 공수처 설치·권익위 강화… ‘적폐청산’ 초점>

민주당과 정의당은 이 대표의 연설 내용에 깊이 공감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이해찬 대표의 교섭단체대표연설은 새로운 시대를 향한 대전환을 위해 여야 정치권 모두 상생과 협치의 길로 나아가자는 거국적 제안”이라며 “민주당과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 그리고 공정경제는 실패를 거듭하지 않겠다는 다짐이자 약속”이라고 거들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 역시 “대통령과 함께 여당 대표가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의지를 거듭 밝힌 것 또한 긍정적”이라며 “최근 현 정부의 경제 정책을 문제 삼으며 적폐청산의 동력을 떨어뜨리려는 보수 진영의 시도가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여당 대표가 적폐청산에 대한 흔들림 없는 의지를 밝힌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했다.

한국당의 반응은 상반됐다.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곳곳에 소득 주도성장의 부작용이 나타나 민생경제가 파탄 나고 있음에도 현실과 동떨어진 소득주도성장을 역설하고 있다는 사실이 절망스럽다”며 “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은 민심을 대변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김수민 바른미래당 원내대변인도 “이해찬 대표의 연설은 교섭단체 대표로서의 연설이 아니라 국정연설에 가까워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표 연설은 일방적 소통이지 성찰이 없다. 민주당의 집권 이후 계속 문제가 되었던 점은 ‘싫으면 말고’ 식 일방적 통보였다. 그러면서 협치는 계속 말한다. 입만 뻥긋하는 협치”라고 날을 세웠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도 “평화당은 적폐청산과 남북평화정책에 관해 적극협력하여 정부의 정책이 성공하도록 하겠다”면서도 “정치개혁과 격차해소에 관한 대표의 인식과 처방은 매우 미흡하거나 왜곡된 것이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의 적폐청산과 남북평화, 양극화해소정책에 적극 동의하나, 선거제개혁과 지역격차해소와 관련한 인식과 처방에 대해서는 큰 우려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취임 직후부터 ‘5당 대표 회의’의 형태로 여야 간 소통의 창구를 늘리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 전당대회 후 본격적인 논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날 이 대표의 연설에 담긴 정국 인식에 대한 야권의 반발이 커 여야 협치에 적신호가 켜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