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의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김창권 대표이사(사진)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가 올 상반기에도 신통치 못한 성적표를 받았다. 업계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모습이다. 임기 만료가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그의 초조함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때문일까. 벌써부터 안팎에선 그의 거취에 대한 관심이 작지 않은 분위기다.
 
◇ 상반기 순이익도 뒷걸음질 

김창권 대표는 지난해 3월 롯데카드 사장에 선임돼 2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임기는 내년 3월 9일 끝난다. 임기 만료까지는 6개월 안팎의 시간이 남았다. 그러나 롯데그룹의 정기 임원인사가 연말이나 연초에 실시되는 점을 감안하면 그 전에 거취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아직까지 연임 여부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일 수 있으나 경영 실적이 썩 좋지 못하다보니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에는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1,105억원) 대비 57.59% 급감한 469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우선 연결기준 순이익은 전년 대비 9.2% 줄어든 552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775억원으로 전년 동기 6.2% 줄었다. 2분기 개별 실적만 놓고 보면 순이익은 전년대비 57% 줄어든 85억원으로 나타났다.

실적이 부진한데는 업황 악화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카드업계는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과 법정 최고금리 인하, 규제 강화로 수익성 악화 환경에 직면해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은 저마다 수익 감소를 방어하기 위해 고군분투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김창권 대표 역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려왔다. 해외 시장 진출, 핀테크 서비스 다양화, 신상품 출시 등에 적극 나섰다. 특히 ‘아임(I'm)’ 카드 시리즈를 출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다만 마케팅 비용 지출 증가로 전체 수익에는 일정 부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광고 선전비가 전년동기 대비 94% 증가한 바 있다. 여기에 저축은행중앙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저축은행에서만 판매하는 신용카드 상품을 이달 3일부터 출시하기도 했다.

◇ 임기 만료 다가오는데… 연임 성공할까   

다만 이같은 노력이 실적으로 가시화돼서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이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인사 칼바람을 피할 수 있지도 점차 불투명해지는 분위기다.

김 대표는 올초 이뤄진 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주목을 받았던 바 있다. 이는 당시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 주요 대표이사들이 승진 잔치를 벌인 것과는 비교됐다. 당시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대표는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박송완 롯데캐피탈 대표는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한 바 있다.

반면 금융 계열사인 맏형격인 롯데카드를 이끌고 있는 김 대표는 승진 명단에서 제외됐다. 김 대표는 롯데자산개발 대표 시절인 2011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후 8년째 같은 직급에 머무르고 있다. 일각에선 승진 누락 배경을 놓고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김 대표는 정통 ‘롯데맨’은 아니다. 그는 산업은행, 한국자산관리공사, 모건스탠리프로퍼티즈, 삼정 KPMG 등을 거쳐 지난 2007년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 전무, 부사장에 올랐다. 이후 2017년 롯데카드 수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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