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부진에 빠진 르노삼성이 이번엔 마스터로 반전을 꾀한다. /르노삼성
내수부진에 빠진 르노삼성이 이번엔 마스터로 반전을 꾀한다. /르노삼성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내심 기대를 걸었던 클리오는 우려를 벗어나지 못했다. 소형차·해치백의 무덤이라 불리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또 하나의 희생양이 됐다. 르노삼성자동차의 다음 희망은 마스터다. 그간 넘보지 않았던 상용차부문에 출사표를 던졌다. 르노삼성의 내수시장 부진이 얼마나 절박한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만큼 마스터의 성공은 중요하다.

르노삼성은 16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르노 테크놀로지 코리아에서 마스터 출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도전을 알렸다.

이날 선보인 마스터는 르노그룹의 상용차부문 주력모델이다. 처음 출시된 것은 1980년이며, 이번에 국내에 선보인 모델은 2011년 출시된 3세대 모델이 2014년 부분변경을 거친 것이다. 유럽 상용차시장에서 꾸준히 판매 1위 자리를 지키며 탄탄한 입지를 자랑해왔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외관에 유럽에서 입증된 품질과 편의성, 적재능력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르노삼성의 전신인 삼성자동차가 상용차를 판매한 적은 있지만, 르노삼성으로 바뀐 이후엔 마스터가 최초의 상용차다.

마스터가 출사표를 던진 국내 경상용차 시장은 현대·기아차가 압도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다. 현대차의 포터·스타렉스, 기아차의 봉고 등이 대명사에 가까운 입지를 자랑한다. 판매실적 역시 일반 승용차 못지않게 높다. 포터의 경우 2016년 전체 판매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결국 마스터의 성패는 현대·기아차와의 경쟁에서 얼마나 존재감을 발휘하느냐다. 기본적인 시장 규모는 갖춰져 있지만, 경쟁이 만만치 않다. 앞서 출시됐던 클리오의 여건과는 정반대다. 르노삼성은 중소상공인은 물론 캠핑카, 특송업체 등 다양한 판로를 개척하겠다는 계획이다.

클리오의 성공을 자신했다가 아쉬움을 삼킨 바 있는 르노삼성은 마스터에 대해서는 조금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판매목표 등을 묻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우선 국내 상용차 시장에 변화를 주고, 고객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시장 반응을 보고 향후 판매 대수 계획을 정하고자 한다. 올해는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고객과 시장을 분석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르노삼성 설명대로 마스터의 등장은 오랜 세월 긴장감 없었던 국내 경상용차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마스터가 이러한 의미에 더해 르노삼성 내수부진 탈출의 신호탄 역할까지 할 수 있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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