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21 21:19 (수)
[기자수첩] ‘집값 대란’ 침묵만이 최선일까?
[기자수첩] ‘집값 대란’ 침묵만이 최선일까?
  • 조나리 기자
  • 승인 2018.11.06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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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위크=조나리 기자] “노무현 정부 때 보수 언론들이 종부세로 계속 공격을 했었다. 지금 정부의 참모들이 그 과정을 다 겪었었다. 부동산에 대해 일체 언급을 하지 않는 이유다.”

지난달 말 2주 연속으로 보도된 MBC <PD수첩> ‘미친 아파트값의 비밀’ 한 출연진의 일침이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문제를 어느 한 정부의 책임으로 전가할 수는 없다. 투기꾼뿐만 아니라 실수요자인 서민들도 부동산은 유일한 노후대책으로 오랜 시간 자리매김해왔다. 모두가 부동산 버블 붕괴를 걱정하지만, 모두가 나에게만은 그 폭탄이 던져지길 않기를 바라며 말이다.

때문에 부동산 규제는 유일한 노후대책을 지키려는 이들과 내집 마련은 엄두도 못내는 이들 속에서 이득을 얻는 자들에게 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 정부는 이전 정부가 임대사업자들에게 주었던 세제 혜택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심지어 지난해 12월엔 혜택을 더 늘려 홍보영상까지 만들었다. 임대사업자들은 집이 100채가 넘어도 종부세를 한 푼도 내지 않는다.

학계 및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정책이 전월세가 안정은커녕 오히려 투기만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예상대로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 집값은 잡힐 줄 모르고 올랐다. 결국 지난 9월 정부는 그 사이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이들에게만 혜택을 유지시켜주는 내용의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여파 때문인지 서울 집값은 9월에 정점을 찍었고, 동시에 그 사이 집을 얻었던 서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봤다.

시민단체들은 이번 부동산 대책이 완벽한 정책 실패라고 지적하고 있다. 더욱이 <PD수첩>은 문제의 대책을 고수하기 위한 기획재정부와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의 갈등과 배경도 조명했다. 기획재정부가 내세운 표면적인 이유는 조세 저항이었다. 그러나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지목한 원인은 달랐다. 정부가 언론과 여론의 대응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었다는 것.

참여정부 당시 언론들의 ‘종부세 때리기’는 정책의 전달이 왜곡됐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종부세 도입 직후 언론은 마치 집을 보유한 모든 이들이 세금을 더 내야하는 것처럼 몰아갔다.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종부세 대상자는 48만5,000여명으로 전국 세대의 2%에 불과했다. 그리고 2007년은 역대 종부세 과세 대상이 가장 많았던 해이다.

당시 참모들로서는 공격을 받는 상황이 답답하고 억울했을 터. 그래서인지 지금의 정부는 아예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침묵하기로 다짐한 듯하다. 국회 역시 정부가 눈치를 봐야 할 대상일지도 모른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내역에 따르면 집을 2채 이상 소유하고 있는 국회의원은 119명이다. 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이 61명으로 가장 많고, 민주당 39명, 바른미래당 13명, 평화당 4명, 무소속 1명 순이다.

부동산 광풍에 대한 관심을 반영하듯 <PD수첩>의 ‘미친 아파트값의 비밀’ 2부는 최고 시청률 8.7%를 기록했다. 그러나 정부는 방영 이후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런 언급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이달 1일 청와대 측에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하기까지 했다.

지난달 10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참여연대 등이 모여 출범한 ‘부동산 불평등 해소를 위한 보유세강화시민행동’은 “부동산 투기에 대한 정부의 소극적 대처에 분노한 학계·종교계·시민사회계 인사 1,384명의 서명을 모아 대통령 면담요청서를 청와대에 전달했다”면서 “청와대가 부동산 면담 요구에 응할 때까지 서명 캠페인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는 오는 8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문재인 정부는 토지공공성 철학을 바탕으로 정책을 꾸려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처럼 침묵만을 고수한다면 ‘내집 마련’을 꿈꾸는 이들의 좌절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하나 있는 내집에서 거주하는 대다수 시민들 역시 언젠가는 투기 세력이 만든 허상에 눈물을 흘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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