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가 국내 내수시장 위축 속에서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을 마주하고 있다.
롯데제과가 국내 내수시장 위축 속에서 녹록지 않은 경영환경을 마주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제과 사옥.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민명기 롯데제과 대표의 어깨가 부쩍 무거워졌다. 실적 정체로 주가가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어서다. 여기에 최근 ‘빼빼로데이’ 특수 기간에 ‘이물질 논란’까지 불거져 이래저래 심란한 상황에 놓였다.  

◇ 실적 우려에 주가도 시들시들 

민명기 대표는 올해 초 부사장 승진과 함께 대표이사로 발탁된 인사다. ‘해외통’으로서 글로벌 사업 확대에 힘을 쏟을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대표이사로 합류했다. 현재 롯데제과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이재혁 부회장(식품BU장), 민 대표 등 3명의 대표이사 체제로 구성돼 있다. 민 대표는 실무 담당자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민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녹록지 않는 경영 환경을 맞이해야 했다. 국내 제과 사업은 내수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정체기에 빠져있었다. 여기에 롯데제과는 그룹의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재무건전성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롯데제과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전체 부채의 70% 이상을 승계하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진데다가 롯데 주요 계열사 지분을 지주에 넘겨야 했다. 여기에 알짜 해외법인들까지 지주로 넘어가 불가피하게 외형과 수익 위축을 겪어야 했다.   

민 대표는 해외 사업 강화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롯데제과는 지난 1월 인도의 아이스크림업체인 하브모어를 인수한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얀마 제빵업체인 ‘메이슨’의 지분 80% 인수 소식을 알렸다. 여기에 지주사로 편입됐던 해외 법인인 벨기에 길리안, 카자흐스탄 라하트 , 파키스탄 콜슨 등을 다시 되찾게 되면서 관련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지난 9월 롯데지주는 보유하고 있는 라하드, 길리안, 콜손의 지분을 롯데제과에게 현물출자하고 롯데제과의 신주 발행 주식을 배정 받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런 호재에 힘입어 침체됐던 주가도 상승세가 기대됐다. 실제로 지난 9월부터 10월초까지 상승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10월 중순에 접어들면서 18만원까지 올랐던 주가는 약세를 거듭하더니, 최근에는 15만원대까지 낮아졌다. 특히 최근에는 ‘빼빼로데이’ 특수까지 앞두고도 주가가 하락세를 보여 이목을 끌었다.  

‘빼빼로데이’는 롯데제과에게는 최대 대목 중 하나다. 롯데제과는 빼빼로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곳이다. 이에 롯데제과는 ‘빼빼로데이’ 시즌에만 막대과자로 500억대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는 ‘빼빼로데이’ 특수가 예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보인다. 

올해 ‘빼빼로데이’는 일요일인데다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까지 겹쳐 판매량이 위축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가뜩이나 내수시장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롯데제과에게는 뼈아픈 일이다. 올해 상반기 롯데제과의 내수 시장 매출은 7,830억원으로 전년대비 11% 가량 줄어들었다.  

◇ 빼빼로데이 특수도 흔들… 애벌레 검출 구설수에 곤혹   

여기에 ‘빼빼로데이 특수’ 기간 예상치 못한 이물질 구설까지 불거져 롯데제과를 난처하게 했다. 11일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한 소비자는 이날 롯데제과의 누드빼빼로 제품에서 애벌레 여러마리를 발견했다며 회사 고객센터에 알리고, 소비자보호원에 신고했다. 이 소비자는 마트에서 이 제품을 구매했으며, 누드빼빼로에 여러 개에 살아있는 애벌레 10여 마리가 붙어 있었다고 주장했다.  

롯데제과 측은 제조 과정의 문제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입장을 보였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민원을 제기한 고객을 만났는데, 샘플은 받지 못했다”면서 “다만 문제의 애벌레가 화랑곡나방의 유충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 애벌레는 쌀벌레 일종으로 유통 및 보관 과정에서 혼입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알루미늄 포장까지 뚫고 들어가기 때문에 보관을 주의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쌀벌레 유충은 길어봐야 생존기간이 한 달 정도”라며 “해당 제품의 제조일이 4월이고 소비자는 11월 구입을 했는데, 제조상 문제로 살아있는 애벌레가 나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조상 문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같은 구설수는 그 자체로 식품업체에는 곤혹스런 사건이다. 롯데제과의 경우, 2011년부터 2년에 한 번꼴로 빼빼로 제품에서 이같은 애벌레 검출 구설이 잇따르고 있다.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빼빼로데이 특수’마저 찬물이 끼얹어져진 가운데 이래저래 민 대표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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