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위기다. 오는 13일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자신은 물론 부인 김혜경 씨의 기소 여부가 결정된다. 그 결과에 따라 도덕성과 정치적 운명이 좌우된다. /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위기다. 오는 13일 공직선거법 공소시효 만료를 앞두고 자신은 물론 부인 김혜경 씨의 기소 여부가 결정된다. 그 결과에 따라 도덕성과 정치적 운명이 좌우된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김영환에 대해서는 관대한 경찰이 이재명에 대해서는 왜 이리 가혹한지 모르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수사당국에 불만이 많았다. 6·13지방선거에서 경쟁자로 만났던 김영환 전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와 비교할수록 “정말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김영환 전 후보는 여배우 스캔들 의혹을 제기한데 이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 이후 조폭 연루 의혹으로 이재명 지사를 추가 고발했던 터다. 이재명 지사도 명예훼손 혐의로 맞고소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김영환 전 후보는 검찰 조사에서 ‘스캔들 내용을 착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경찰은 무혐의로 송치했다.

◇ 취임 5개월 만에 힘 빠진 도지사

하지만 이재명 지사에 대한 경찰의 처분은 달랐다. 경찰은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일간베스트 활동에 대해 불기소 방침을 결정하면서도 친형 강제입원, 성남 대장동 개발 업적 과장, 검사사칭 의혹에 대해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기소 의견으로 넘겨진 3개 사건 모두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적용돼 검찰은 오는 13일 전까지 기소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이날이 바로 선거사범 공소시효 만료일이다. 이재명 지사는 내년도 도정을 구상해야 할 시기에 검찰의 기소 여부를 걱정하게 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재명 지사에겐 불리한 형국이다. 현재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조폭과 권력-타파야 살인사건>에 이은 후속편을 준비 중이다.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성남 국제마피아파가 이재명 지사와 유착 의혹이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제작진에서는 ‘2012~2014년 무렵 성남시정신건강센터, 분당서울대병원정신건강의학과, 성남시 산하 각 보건소 성남시청에서 근무했던 관계자’를 공개적으로 찾고 있다. 모두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된 사람들이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억울함을 주장한 것과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한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그의 형수는 “악은 선을 이기지 못한다”며 뼈있는 말을 했다. / 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억울함을 주장한 것과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불리한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그의 형수는 “악은 선을 이기지 못한다”며 뼈있는 말을 했다. / 뉴시스

앞서 분당보건소장을 지낸 구모 씨가 검찰 조사에서 친형 강제입원 의혹과 관련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지사에게 반발한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제입원이 적법하지 않다고 고집하자 이재명 지사가 “입원이 안 되는 이유를 1,000가지 대라”고 말했다는 것. 이재명 지사가 친형의 강제입원에 관여한 사람으로 지목한 형수 박인복 씨는 “우리 가족이 정신병원 입원 결정을 내린 것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입원할 당시 정신질환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고, 교통사고로 자살을 시도한 게 아니라 졸음운전이라고 반박했다.

진실공방은 끝나지 않았다. 이재명 지사 측에선 기소에 대비해 강제입원 시도의 적법성을 증명할 사례를 수집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혜경궁 김씨’ 트위터 소유주로 지목된 부인 김혜경 씨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혐의다. 트위터 계정의 G메일 아이디와 동일한 다음 아이디의 탈퇴 및 최종 접속지가 이재명 지사의 자택으로 밝혀지면서 사실상 혜경궁 김씨가 이재명 지사의 부인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김씨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의 취업 특혜 의혹을 거론한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정치적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이미 정치적 타격은 시작됐다. 취임 5개월의 신임 도지사가 추진하는 핵심 공약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례가 ‘생애최초 청년국민연금’이다. 도의회 상임위원회에서 해당 사업의 예산 147억원을 모두 삭감했다. 같은 당인 더불어민주당마저 등 돌리는 모양새다. 이재명 지사가 약속한 ‘흔들림 없는 도정’은 지킬 수 있을까. 공교롭게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심의도 오는 13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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