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의 5G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3사는 최근 단행한 2019년 정기 조직개편에서 ‘5G’ 중심으로 사업을 전면 재편하는 등 속도를 높이고 있다.
통신3사의 5G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3사는 최근 단행한 2019년 정기 조직개편에서 ‘5G’ 중심으로 사업을 전면 재편하는 등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통신3사의 5G 선점 경쟁이 치열해진다. 최근 3사는 조직개편을 ‘5G’ 중심으로 단행하는 등 5G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선점을 통해 5G 가입자를 확보, 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간 통신3사는 정부의 주도로 5G 상용화를 준비해온 만큼 경쟁을 지양해왔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 상용화 이후 이들 3사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는 모습이다. 

◇ 통신사, 이제야 ‘5G’ 경쟁 나서는 까닭

지난 1일 국내에서 차세대 이동통신 ‘5세대(G)’의 상용화가 시작됐다. 이날 발사된 5G 전파는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에 한정된다.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일부 지역에서 5G를 우선 시행한다는 것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결정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과기정통부의 주도로 차세대 기술이 시행된 만큼 통신3사간 상용화 경쟁은 없었다. 

과기정통부는 사업자가 아닌 국가 차원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5G 통신이 국내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에 따른 결정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7월 통신3사 CEO와 만난 자리에서 “우리나라가 5G에서 최초가 되는 코리아 5G(Korea 5G Day)를 만들어야 한다”며 통신사간 경쟁을 지양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에 지난 1일까지 3사는 5G 시장에서 동등한 위치였다. 5G 전파 발사 시간 역시 1초의 차이 없이 동일하다. 이들은 12월 1일 자정에 맞춰 동시에 5G 전파를 송출했다. 3사 모두 동글 단말(5G 데이터와 와이파이 데이터를 상호 변환해 다양한 기기에 연결 가능한 휴대 단말기)을 통해 동시에 5G 서비스를 개시했다. 

당시 유영민 장관은 “그동안 민·관이 합심해 착실하게 노력한 결과”라며 “대한민국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앞서 5G 상용화가 가능한 여견을 마련하게 됐다. 앞으로도 정부는 국민들께서 세계 최초의 5G 서비스를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까지도 3사가 5G 선점 등의 경쟁을 자제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3사는 5G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가입자 확보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3사는 5G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가입자 확보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 선점이 곧 경쟁력… 변화에서 드러나는 포부

그런데 최근 업계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 같은 분위기는 2019년 정기 조직개편에서 드러났다. 지난 6일 SK텔레콤은 기존의 방식을 탈피해 과감한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단행했다. 전 조직을 5G 중심으로 재편했다. 5G가 산업과 생활 전반에 걸쳐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수준의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5G의 성과 극대화를 위해 기존의 방식을 탈피했다는 것이 SK텔레콤의 입장이다. 

SK텔레콤은 주요 사업부 및 센터 산하에 5G 전담 부서를 신설해 실행력을 제고하고, 5G를 모든 사업의 구심점으로 삼는다. AI와 Data를 ICT 기업으로서 결코 포기할 수 없는 5G 시대 핵심 기술로 판단, 이를 중심으로 R&D 체계를 정비한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5G 인프라의 무한한 잠재력이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모든 조직을 5G 실행에 적합한 체계로 전면 재편한다”며 “5G 시대를 주도함으로써 대한민국 ICT 경쟁력을 높이고 약화된 글로벌 ICT 패권을 되찾는 등 1등 사업자로서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T도 마찬가지다. 모든 조직을 5G를 중심으로 재정비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5G 상용화를 선보이고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한 결정이다. KT는 5G 시대를 맞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에너지 △빅데이터 △보안 등 미래사업 조직을 부문급으로 격상시켰다. 5G 선점 경쟁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와 B2B(기업간 거래)의 5G 역할을 세분화했다. B2C 중심의 5G사업은 5G사업본부가 담당하고, B2B 영역에서 5G 서비스를 개발, 제공하는 역할은 이번에 ㅇ신설된 ‘5G플랫폼개발단’이 맡는다. 특히, KT는 자사가 5G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5G 서비스를 본격화하고, 미래사업 및 글로벌에서 성과창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5G 선점으로 업계에 고착화된 순위까지 바꾸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간 LG유플러스는 통신시장 3위 사업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바 있다. 이번 기회로 KT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서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실제 선점 속도 역시 LG유플러스가 가장 빠르다. LG유플러스의 5G 기지국은 현재 4,100여 곳으로 이동통신 3사 중 가장 많은 지역을 구축한 상태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조직개편 이후 경영회의를 소집해 5G 선점을 강조했다. 하현회 부회장은 “5G는 우리 회사의 10년 성장 동력”이라며 “LG유플러스가 5G에서 다시 한번 통신시장의 판을 바꿀 수 있도록 전사 역량을 집결해야 한다. 이번 조직개편은 우리  회사가 어떻게 5G 시장을 이끌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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