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 EG 회장이 절친으로 알려진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빈소에서 눈물을 흘렸다. 앞서 이재수 전 사령관은 세월호 유가족 불법 사찰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던 중이었다. / 뉴시스
박지만 EG 회장이 절친으로 알려진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의 빈소에서 눈물을 흘렸다. 앞서 이재수 전 사령관은 세월호 유가족 불법 사찰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지만 EG 회장이 사업차 머물던 일본에서 급히 귀국했다. 단짝 친구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서다. 10일, 서울 강남구 상섬성울병원에 마련된 빈소에서 취재진을 만난 그는 감정에 북받치듯 “친구가 보고싶다”며 울먹였다. 박지만 회장을 눈물짓게 한 친구는 바로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이다.

두 사람은 서울 중앙고 동창이자 육군사관학교 37기 동기생이다. 이재수 전 사령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누나’라고 부를 만큼 가까운 사이다. 때문에 이재수 전 사령관의 인사는 늘 뒷말을 낳았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3년 4월 중장 진급과 육군 인사사령관에 임명된데 이어 같은 해 10월 기무사령관으로 오를 땐 박지만 회장과 절친이라 요직에 발탁된 게 아니냐는 눈총을 샀고, 1년 만에 육군 3군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길 땐 박지만 회장과 가깝다는 이유로 경질된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이재수 전 사령관의 부침에 박지만 회장도 마음이 무거웠을 터다. 박지만 회장은 이재수 전 사령관이 세월호 유가족 불법 사찰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불안해하자 “구속될 수도 있는데 처음 며칠은 수치스러울지 모르지만 마음 단단히 먹고 지내라”고 위로했다. 영장이 기각된 다음날에도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했다.

하지만 사흘 뒤 이재수 전 사령관은 투신을 택했다. 그의 사망 소식에 박지만 회장은 며칠 전 함께 식사했던 날을 떠올리며 “그 자리가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속상한 마음을 나타냈다.

박지만 회장은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내 인생에서 내가 사랑했던 분들이 아무 말 없이 갑자기 나를 떠나는 것이 상당히 괴롭다”고 말했다. 주변에 있던 그의 지인들은 “울지 말라”며 안쓰러운 표정으로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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