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딸의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정면 반박했다. /뉴시스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딸의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정면 반박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딸의 특혜 채용 의혹을 반박하는 기자회견에서 결국 울먹였다. 그는 20일, 딸이 특혜채용 의혹을 받은 데 대해 “정치권력과 언론이 결탁한 전형적인 정치적 공작이자 기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원내대표는 자신의 딸이 KT스포츠단에 입사한 경위에 대해 “2011년 비정규직 생활을 시작했고, 2년 가까이 직장생활하며 공채를 준비했다. 그렇게 해서 2013년 공개경쟁 시험에 응모해 정정당당하게 채용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딸의 합격 통지 메일과 신입사원 연수 당시 사진도 공개했다.

그는 딸이 2년간 비정규직 생활한 데 대해 “처음으로 힘들어하는 딸 아이에게 못난 아비로서 비정규직 2년의 어려움과 고달픔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이어 “연초에 결혼준비 때문에 사직한 것을 마치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이 터지니까 (회사를) 그만둔 것처럼 쓴 기사로 말미암아 딸 아이를 몹쓸 아이로 만들었다”라고도 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 기사대로 정규직 특혜취업 시키지 왜 그 비정규직으로 2년 가까운 시간을…”이라고 표현하다 잠시 말을 잇지 못한 뒤 “이러면 안 된다”라며 울먹였다.

◇ 정부여당 공세 

김 전 원내대표는 특혜채용 의혹이 불거진 데 대해 정부여당을 겨냥해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특혜채용 의혹 보도가 나온 데 대해 “이미 연초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추적한 사안”이라며 “국회 권한까지 빌어서 야당 원내대표를 뒷조사하고 사찰했다는 부분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어 청와대를 겨냥해 "특별감찰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물타기"라며 정치적 의혹을 제기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 문제가 터지고 이를 물타기 위한 수단으로 정치공작을 벌였다는 것에 대해 아연실색한다”고 말했다.

김 전 원내대표의 마음이 편치 않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공공부문 채용비리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위원회’의 조사대상에 포함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본인 손으로 자신의 딸을 국정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꼴이 된다.

민주당은 채용비리 특위 조사 대상에 김 전 원내대표 딸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원내대표 딸이 특혜채용 의혹에 휘말린 데 대해 “채용비리는 어느 정권이 됐든 용납할 수 없는 문제”라며 “그것도 전부 다  국정조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겨레는 이날 김 전 원내대표의 딸 김모씨가 2011년 4월 KT 경영지원실 KT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된 뒤 정규직 신분 전환 과정이 비정상적인 통로로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김모씨가 강원랜드 등 공기업 채용비리 관련 보도가 집중되던 지난 2월 퇴사했다고 한겨레는 보도했다. 이에 KT는 이날 보도에 대해 “헤드헌터 업체의 추천을 받아 채용하게 된 것”이라고 공식 해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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