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국회의장은 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해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취임 후 최대 난국에 직면하고 있다. / 뉴시스
문희상 국회의장은 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해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취임 후 최대 난국에 직면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현욱 기자  선거제 개혁·공수처 설치 관련 법안 패스트트랙 지정을 둘러싸고 여야 간의 대립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국회가 아수라장이 됐다는 평가 속에 문희상 국회의장은 취임 후 최대 난국에 직면한 상황이다.

문희상 의장의 고난이 시작된 것은 지난 24일이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 지정에 합의하고 상정을 추진하던 과정에서 사개특위 위원인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이 상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부터다. 이에 같은 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사개특위 위원을 교체하기 위한 사보임안을 문희상 의장에게 제출했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국회의장실을 점거하며 문희상 의장에게 사보임안의 불허를 요구했다.

불미스러운 사건도 벌어졌다. 의장실 밖을 나가려던 문희상 의장이 앞을 막아선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의 양 볼을 손으로 감싼 게 성추행 논란으로 번진 것이다. 문희상 의장 측은 몸싸움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신체 접촉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 상황이다.

문희상 의장은 국회의장실에서의 성추행 논란 후 ‘저혈당 쇼크’로 병원에 입원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병상 결재 논란이 불거졌다. 김관영 원내대표가 입원 치료 중인 문희장 의장에게 사보임 요청서를 팩스로 전달했고, 문희상 의장은 이를 병상에서 결재해 통과시킨 것이다. 이에 따라 오신환 위원이 채이배 위원으로 교체됐고, 정개특위 권은희 위원마저 같은 방식을 통해 임재훈 위원으로 바뀌었다.

한국당 측은 임시회기 중에는 위원회의 위원을 사보임 할 수 없다는 내용의 국회법과 문서 전달 과정의 적법성 등을 지적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과 사보임 논란의 당사자인 오신환 의원이 병원까지 찾아가 문희상 의장을 면담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

26일 문희상 의장은 건강이 더욱 악화됐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료진의 의견에 따라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의장 비서실은 입장문에서 “최근 충격에 충격이 더해진 상황에서도 국회의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했고 더 이상 치료를 미룰 수 없었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은 문희상 의장의 입원을 놓고 ‘할리우드 쇼’가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까지 보내며 문희상 의장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병상에 있는 문희상 의장의 향후 행보에 험난한 여정이 예상 되는 이유다. 국회의 수장으로서 현명한 중재를 통해 취임 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던 ‘협치’를 이루어 낼지, 아수라장에 빠진 국회를 더욱 더 혼란 속으로 빠뜨릴지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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