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 당원 5명은 2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삭발식을 가지고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 소속 당원 5명은 2일 국회 본청 계단에서 삭발식을 가지고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 지정을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현욱 기자  자유한국당은 2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패스트트랙 지정 원천 무효를 주장하며 삭발식을 가졌다. 정치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추가 삭발식을 예고하며 맞불을 놓은 가운데 정국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태흠·윤영석·이장우·성일종 의원과 이창수 충남도당 위원장 등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위원장의 문재인 좌파독재정부의 의회 민주주의파괴 규탄 삭발식’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든 80여명의 당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머리를 밀었다. 지난달 30일 패스트트랙 지정에 반발해 삭발한 채로 모습을 드러냈던 같은 당 박대출 의원에 이은 릴레이 삭발 퍼포먼스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오늘 삭발식의 의미는 내 몸을 버리더라도 의를 좇겠다고 하는 심정의 표현이다. 오늘 저희 삭발식이 자그마한 불씨가 돼 문재인 정부의 독재를 막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정치인들의 삭발 퍼포먼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지난 2013년 11월 정부의 위헌정당 해산심판 청구에 반발한 통합진보당 소속 의원 5명의 집단 삭발식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지난 2010년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계획 수정에 반발한 자유선진당 소속 의원 5명, 2007년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한 한나라당 의원 3명,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 통과에 항의한 민주당 설훈 의원이 삭발한 사례가 있다.

5년 반 만에 부활한 ‘삭발 정치’를 두고 여권에서는 질타가 쏟아졌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한국당 속내는 결국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나라 형편이 어렵고 국민들도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머리 깎고 할 일입니까”라고 언급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자리에서 “21세기 야당이 하지 말아야 될 것은 삭발과 단식, 의원직 사퇴다. 이 3가지 일을 해서 지금까지 성공한 적이 없다”며 “자유한국당이 장외 투쟁한다고 밖으로 돌아다니는 데 한 달 안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민생파탄의 책임이 온전히 한국당에게 갈 것이다”고 비난을 가했다.

한국당의 삭발 퍼포먼스는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김태흠 의원은 “삭발식에 저희 당 인원 총 11분이 함께 하기로 했다. 앞으로 2차, 3차에 걸쳐서 릴레이식으로 진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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