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6-18 21:57 (화)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격앙된 문무일 ‘힘 빠졌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격앙된 문무일 ‘힘 빠졌다’
  • 소미연 기자
  • 승인 2019.05.22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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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더욱이 내달 신임 검찰총장에 오를 최종 후보가 발표되면 사실상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 뉴시스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효과는 미지수다. 더욱이 내달 신임 검찰총장에 오를 최종 후보가 발표되면 사실상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문무일 검찰총장의 임기는 오는 7월 24일까지다. 앞으로 두 달 뒤면 조직을 떠나 자유인이 된다. 그전까지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검찰의 입장을 적극 알리는데 주력한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이미 수사권 조정 법안을 심의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직접 참석할 의사를 밝혔다. 뿐만 아니다. 사개특위 산하 검찰·경찰개혁소위원회도 출석 여부를 검토 중이다. 국회 입법과정에 검찰총장이 참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 정부에 불만 표시… 미국 유학 준비 중

하지만 문무일 총장의 발언에 얼마나 무게가 실릴지는 알 수 없다. 퇴임이 임박한데다 법무부가 신임 검찰총장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천거 받은 10여명의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해 내달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기로 했다. 향후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대통령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여기서 문무일 총장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는 처지다.

결국 수사권 조정안 논의는 후임의 몫이다. 이를 문무일 총장 또한 모르지 않았다. 그는 지난 16일 열었던 기자간담회에서 “후배들에게는 수사권 조정이라는 과제를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마무리 짓지 못하고 어려운 과제를, 어려운 시기로 넘겨주게 된 것을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이날 간담회가 문무일 총장이 재임하는 동안 수사권 조정에 반기를 들 수 있는 마지막 카드로 해석된다.

문무일 총장은 퇴임 후 미국의 한 대학에서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형사사법제도를 공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문무일 총장은 퇴임 후 미국의 한 대학에서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형사사법제도를 공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뉴시스

실제 문무일 총장은 이날 평소와 달리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검찰의 중립성에 관한 기자들의 질문에 벌떡 일어나 양복 웃옷을 벗었다. 그는 웃옷을 흔들면서 “지금 뭐가 흔들리고 있나. 옷이 흔들리는 것이다. 그런데 흔드는 것은 어디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검찰의 중립은 옷을 보고 말하면 안 된다. 흔들리는 것이 어느 부분에서 시작되는지를 잘 보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간담회는 무려 100분간 진행됐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정부를 향한 비판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강조한 검찰의 사후통제에 대해선 “수사는 본질상 기본권 침해인데, 사후에 고친다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위험한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전국 검사장들에게 메일을 보내 보완책을 제시한데 대해서도 “엉뚱한 부분에 손댔다”면서 “이런 식이면 검찰은 입 닫고 있어야 한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간담회 이후 문무일 총장에 대한 여권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관여했던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총장이 상의를 흔들며 ‘내 손이 흔드는 거냐’고 물었다는데 보수정권 때는 왜 못했느냐. 민주당 정부에서는 기세등등하다”고 꼬집었고, 같은 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2년 임기가 다하도록 검찰 스스로가 기대에 미칠만한 개혁을 이루지 못했다는 따가운 국민적 평가를 경청하라”고 쓴소리를 냈다. 안팎으로 문무일 총장의 입지가 좁아졌다.

현재 문무일 총장은 유학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미국의 한 대학에서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형사사법제도를 공부할 계획이다. 수사권 조정이 형사사법제도 개혁 취지라는 점에서 향후 문무일 총장의 역할이 기대될만 하다. “수사에 착수하는 사람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게 하고, 어느 수사기관도 전권적 기능을 갖지 못하게 하는 것이 형사사법절차의 민주적 원리”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변호사 개업은 아직 계획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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