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개방성을 높이기로 결정했다. 그간 고집해온 폐쇄적 정책의 한계를 인정한 셈이다. 사진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애플
애플이 개방성을 높이기로 결정했다. 그간 고집해온 폐쇄적 정책의 한계를 인정한 셈이다. 사진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애플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애플이 변화를 선택했다. 아이튠즈 서비스를 종료하고 일부 기기의 경우 폐쇄적 성격을 버리기로 결정했다. 그간의 고집을 꺾고 사용자의 불편함을 인정한 셈이다. 폐쇄 정책의 한계를 인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 달라진 애플, ‘아이튠즈’도 버렸다

애플이 달라졌다.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새너제이 매키너리 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2019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를 통해 정책 변화를 예고했다. 

콘텐츠 활용도를 높인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아이튠즈’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한 이유다. 애플은 지난 18년간 유지해온 자사 콘텐츠 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인 아이튠즈를 더 이상 유지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아이튠즈는 애플이 제공하는 음악, 영화, TV쇼 등의 콘텐츠를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앱이다. 

그런데 최근 애플은 정책을 바꿨다. 애플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의 규모가 커지면서 아이튠즈를 통한 콘텐츠 관리에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다.

더 큰 문제는 사용자의 불편함이다. 특히, 맥OS의 경우 모든 콘텐츠를 아이튠즈로만 관리해야 했다. 애플이 별도의 콘텐츠 관리 앱을 허용하지 않은 탓이다. 이에 애플 고객들은 콘텐츠 관리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불편함이 크다는 지적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애플이 올 하반기부터 새로운 맥OS ‘카탈리나’를 제공, 고객 불편을 해소할 계획이다. 

이에 애플은 기존 아이튠즈의 역할을 △애플 뮤직 △애플 팟캐스트 △애플 TV 등 3가지 앱으로 나눠 콘텐츠 관리 방식을 세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 폐쇄정책 한계 인정… ‘개방성’ 초점

애플의 변화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이패드의 경우 개방성을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애플은 새로운 ‘아이패드OS’를 적용해 아이패드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아이패드에서도 USB 사용이 가능하다. 아이패드에 USB 드라이브를 꽂거나 SD 카드를 삽입하는 등 외장 드라이브 지원을 허용한다. 멀티태스킹 기능을 강화,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된다.

또, iOS13에서는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허용한다. 애플페이 사용처를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국내에서도 애플페이, 교통카드 기능 등 그간 사용하지 못했던 기능의 활용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결국 이번 발표는 ‘개방성’에 초점을 맞춘 변화로 해석된다. 애플의 폐쇄적인 정책을 완화하고 다양성을 추구하겠다는 결정이다. 이는 결국 폐쇄형 생태계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는 애플 기능에 대한 평가에서도 드러난다. 케이반 모하제르 사운드하운드 최고경영자(CEO)는 시리에 대한 평가를 통해 애플 폐쇄 정책의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 

모하제르 CEO는 “시리는 다른 AI와 달리 데이터 기반을 빠르게 확보하지 못했다”며 “아마존, 구글과는 달리 개발자를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지 못했다. 완벽하게 폐쇄적인 정책 탓”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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