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때아닌 '여의도연구원장 교체설'에 시달렸다. 이를 두고 당 주류인 친박계(친박근혜계) 입장과 다르게 행동한 게 교체설이 등장한 원인이라는 분석이 당 내부에서 제기된다. / 뉴시스
김세연 한국당 여의도연구원장의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김세연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장의 교체설이 정치권에 나돌아 관심을 끌고 있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당내 분위기가 한 몫 했다. 김세연 의원이 당내에서 과도한 업무를 맡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김 의원은 당직인 여의도연구원장 외에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게 됐고, 최근까지 부산시당 위원장도 맡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9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김 의원이 (당직이나 국회직을) 많이 겸직하니까 (여의도연구원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주위에서 많이 있다. 직전까지 부산시당 위원장을 했고, 최근에 보건복지위원장과 여의도연구원장까지 하니까 그런 말이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아직 당 지도부 차원에서 (여의도연구원장을 교체하는 문제는) 논의하지 않았다. 주위에서 말이 많이 나온다는 정도로 언급만 됐다”고 교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당 일각에서는 당 주류인 친박계(친박근혜계) 입장과 다른 행동이 ‘교체설’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또 내년 총선에 앞서 ‘비박계(비박근혜계)’ 축출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동안 김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장을 맡으면서 당 지도부와 다른 의견을 낸 바 있다. 대표적인 게 조대원 경기 고양정 당협위원장의 여의도연구원 상근부위원장 임명 요구와 황교안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 제안이다.

김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장 임명 직후 상근부위원장에 조대원 당협위원장을 추천했다. 조 의원은 2‧27 전당대회 당시 태극기 부대와 ‘5‧18 폄훼 발언’ 3인방 퇴출 등을 주장했고, 이에 반발한 당내 분위기 때문에 김 의원의 시도가 좌초됐다.

황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 제안 역시 당 지도부의 여론과 반대되는 것으로 꼽힌다. 당시 당 지도부는 황 대표의 ‘비례대표 출마’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선거를 지휘해야 하는 황 대표가 지역구 출마로 행보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후순위 비례대표 공천’으로 배수진을 쳐 지역구 출마 못지않은 승부수까지 띄워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황 대표에게 서울 종로 ‘지역구 출마’를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공천과 관련된 부분이나 대표의 다음 총선 출마 지역구 문제는 제가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면서도 “제 생각에는 종로로 출마하는 게 가장 정공법이라 생각한다. (총선) 진두지휘를 위해서는 그 정도의 결단이 필요할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직과 국회직을 겸임한 전례가 많았던 만큼 이를 이유로 김 의원이 여의도연구원장 직에서 물러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주장이다.

한 중진 의원은 9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국회직을 맡으면 관례상 당직을 내놓긴 했는데, 최근 몇 차례에 걸쳐 이게 깨지면서 관례가 유명무실해졌고 이를 적용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의원도 “엄밀히 말하면 국회직과 당직을 겸직하는 건 유권해석 상 가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중진 의원은 김 의원의 여의도연구원장 교체설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김 의원과 만나 (여의도연구원장 교체설에 대해) 물어봤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답했다. 우리 당이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의원 간 하고 싶은 말은 자제하며 단합된 모습으로 가는 게 국민이 원하는 바가 아니겠냐”면서 사실상 친박계를 지목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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