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17 18:43 (목)
[미중 무역협상 역전] 트럼프 '조급', 시진핑 '느긋'
[미중 무역협상 역전] 트럼프 '조급', 시진핑 '느긋'
  • 정계성 기자
  • 승인 2019.09.04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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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협상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AP-뉴시스
미중 무역협상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엄중한 경고장을 보냈다. 조속히 미국과의 무역협상에 나서라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중국·EU 등의 무역질서에 따라가야 한다는 미국 내 여론을 비판하며, 현재의 무역 방식이 미국에 불공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표면적으로는 중국에 엄포를 놓은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조급한 심경이 드러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그들이(중국) 미국을 갈취(연 6000억 달러 규모)하는 현 무역관행을 새로운 정부와 거래하길 원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16개월의 기간은 출혈이 심한 일자리와 회사들에게는 꽤 긴 기간”이라고 했다. 미국의 다음 정부가 세워지기까지 남은 16개월을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경고의 의미였다.

◇ 트럼프 경고 “재선 성공하면 중국 더 어려워져”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현 임기 중에 협상이 타결되지 않은 채 내가 재선에 성공했을 때 협상타결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그 사이에 중국은 공급사슬은 무너지고, 중국의 기업과 고용, 자금을 잃게 될 것”이라고 협박성 말도 서슴지 않았다.   

중국과의 무역갈등을 우려하는 미국 내 여론에 대한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정부에서 일했던 수많은 ‘천재들’과 중국에게 완패했던 많은 이들이 나에게 EU와 함께 중국의 무역관행을 따를 것을 주문한다”며 “EU와 모든 무역 조항들은 미국에 불공평하다는 것을 기억하라. 이것은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갈등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규모가 예정보다는 줄어들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대로 미국은 9월 1일부터 중국제품 1,000억불 규모에 15%의 추가관세를 부과했다. 나머지 2,000억불 제품은 12월 15일로 연기됐다. 중국 측이 관세부과 시점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미국이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미국과 중국은 무역회담 일정도 조율하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미중 무역협상의 기류가 미국 우위에서 점차 역전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특히 정치적 측면에서 안정적인 장기 집권 토대를 마련한 시진핑 주석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대선을 치러야 하는 차이가 있다. 대선 전 무역협상을 타결하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에서 ‘조급함’이 묻어난다는 평가다. 반면 신화통신 등 중국언론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우리가 맞이한 각종 투쟁은 단기가 아니라 장기적일 것”이라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 미국 제조업 지표 악화되는데 중국은 회복세

ISM이 발표한 미국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9.1을 기록했다. PMI 50 이하는 경기가 위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AP-뉴시스
ISM이 발표한 미국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9.1을 기록했다. PMI 50 이하는 경기가 위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AP-뉴시스

미국의 제조업 관련 지표가 최근 악화된 것도 트럼프 대통령을 조급하게 만든 원인으로 풀이된다. 미국 8월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9.1 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6년 8월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다. PMI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경기확장과 위축을 나누는데, 50보다 낮으면 경기가 위축 국면에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제조업 부흥을 외치며 중국에 대한 무역압력을 강화했던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반면 중국의 PMI는 미국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일 발표된 중국 8월 PMI는 50.4 포인트로 지난달 대비 0,5 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증권은 이와 관련해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되는 민감한 시점에 미국 제조업지표의 부진과 중국 지표의 반등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라울 리 없다”며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내년 대선까지 남은 14개월 이내에 조속한 협상을 중국에 촉구한 셈”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주류 언론은 미중 무역갈등이 일반 가정에 부담액을 늘릴 것이라는 보도를 내며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앞서 1일(현지시각) 자비에 자라벨 교수 등의 연구결과를 인용 “대중 관세로 미국 가구당 평균 부담액이 연 46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했고,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 마이런 브릴리언트 미 상공회의소 국제문제 담당 국장의 발언을 인용 “중국산 수입제품 관세로 올해 연말이 되면 미국 모든 가정에 최대 1000달러의 비용 부담을 가져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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