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30 21:48
조국, 국회 데뷔전 '혹독'하게 치렀다… 한국당선 '탄핵 카드'
조국, 국회 데뷔전 '혹독'하게 치렀다… 한국당선 '탄핵 카드'
  • 은진 기자
  • 승인 2019.09.26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대정부질문 '정치에 관한 질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한국당 권성동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 뉴시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71회국회(정기회) 제2차 본회의 대정부질문 '정치에 관한 질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이 한국당 권성동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법무부를 대표해서 나와 주시기 바란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이 고심 끝에 뱉은 단어는 ‘법무부 대표’였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장관직’을 인정하지 않기로 한 당의 기류에 따른 것이다.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공식 회의석상에서 조 장관을 ‘전 민정수석’으로 칭하거나, 이름만 부르는 방식으로 언급하고 있다. 26일 조 장관 출석 하에 진행된 국회 대정부질문은 ‘조국 인사청문회 2탄’을 방불케 할 만큼 야당의 공세가 거셌다.

이날 대정부질문은 조 장관의 신임 국무위원 인사 순서에서부터 순탄치 않은 모습으로 흘러갔다. 조 장관은 “국민의 열망인 법무부 혁신과 검찰개혁이라는 무거운 소임을 완수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권력기관 개혁 관련 입법에 대해 국회에서 현명한 판단을 해주시리라 믿는다. 국회의 결정을 따르고 행정부가 해야 할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짧은 인사말을 전했다. ‘조국 사퇴’라는 손팻말을 자리에 부착한 한국당 의석에선 “범법자” “이중인격자”라는 고성이 나왔다. 조 장관을 등지고 의자를 돌려 앉아 항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석에선 응원과 격려의 박수가 터졌다.

당초 대정부질문을 ‘제2의 인사청문회’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을 정한 한국당은 대부분의 질의를 조 장관 관련 의혹을 규명하는 데 할애했다. 한국당 첫 번째 질의자로 나선 권 의원은 조 장관이 과거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구속 당시 탄원서를 제출한 점을 들며 “앞에서는 재벌을 비판하면서 뒤로는 400억원 횡령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재벌 보석 선처를 요구하느냐”면서 “이것 하나만으로도 장관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했다.

조 장관은 “그분의 무죄를 주장한 것이 아니다”라며 “처벌과 보석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엄정한 재판이 필요하지만 피고인의 방어권, 예컨대 보석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벌이건 누구건 보석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했다. 권 의원은 “고위공직자의 최대 망상이 ‘나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조 장관이 없더라도 검찰개혁은 할 수 있고 대한민국 잘 운영할 수 있다”며 “사퇴할 용의가 그래도 없느냐”고 물었다. 조 장관은 “책임감을 느끼고 의원님의 질책을 명심하겠다”고만 답했다.

◇ 조국 “압수수색 중 수사팀장과 통화했다”

다음 타자로 나선 주광덕 의원은 지난 23일 검찰이 조 장관 자택을 압수수색할 때 현장에 있던 검사와 조 장관이 통화를 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주 의원은 “검찰이 자택을 압수수색 시작할 무렵에 압수수색 하고 있는 검사 팀장에게 장관이 전화통화한 사실이 있느냐”고 질의했고 조 장관은 “예”라고 답했다. 조 장관은 이어 “압수수색이 시작되고 난 뒤에 제 처가 놀라서 (저에게) 압수수색 들어왔다는 연락을 줬다. 제 처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검사에게) 차분히 해달라고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주 의원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조 장관과 가족에 대한 검찰 수사에 관여하거나 보고를 받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실천하겠다고 발언했는데 거짓말을 하는 것이다. 장관 자택에 들어가서 압수수색 하고 있는 검사 수사팀장에게 장관이 통화하면서 얘기를 했다는 것은 압수수색팀에 엄청난 압력이고 협박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 장관은 “그렇지 않다. 압수수색에 어떤 절차에 대해서도 지시를 하거나 방해하지 않았다. 제 처의 건강상태와 관련해서(부탁했을 뿐)”라고 답했다.

한국당은 조 장관의 통화가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보고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 절차를 밟기로 했다. 국회는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 등이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했다고 판단했을 때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탄핵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로 재적의원 과반 찬성이 있으면 의결된다.

한국당은 대정부질문 도중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조 장관 탄핵소추와 형사고발에 대해 논의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조국) 후보자의 거짓말이 차곡차곡 쌓아 올라가는 것은 물론이고 실질적으로 많은 법 위반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 오늘 드러난 압수수색 하고 있는 검사와 전화를 한 부분은 명백한 직권남용에 해당한다. 이것은 직무상의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이기 때문에 탄핵사유”라며 “저희 당은 직권남용에 대한 형사고발과 탄핵 소추 추진을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야당 의원에게 수사 상황을 유출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조 장관이 압수수색 팀장과 통화했다는 내용은 조 장관과 부인, 수사팀이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라며 “수사 상황이 이렇게 일일이 야당 특정의원과 공유되는 데 대해 대단히 놀랍고 경악스럽다. 서울지검장과 중앙검사장, 검찰총장은 수사팀의 누가 야당 의원과 사사건건 공유하는지를 확인해 응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조 장관은 이후 무소속 이용주 의원과의 질의 과정에서 “그 다음에 다시 전화가 왔다. 제 처가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고 ‘119를 응급실(에 가기 위해) 불러야 될 것 같다’며 말도 제대로 못 하는 상태였다”면서 “그 상황에서 너무 걱정되고 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제 처 옆에 있던 분, 이름을 얘기했는데 기억은 잘 안 나지만 그 분을 바꿔줘 ‘제 처가 불안한 것 같으니 압수수색을 하시되 제 처의 건강 문제를 챙겨달라’고 말하고 끊었다”고 추가적으로 설명했다.

이어 이 의원이 ‘부적절한 답변을 정정할 생각이 없느냐’고 묻자 조 장관은 “지금 돌이켜보니 물론 제 처가 전화를 걸어왔고 상태가 매우 나빴지만, 그냥 다 끊었으면 좋았겠다고 지금 후회한다”고 답했다.


해당 박스는 '광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