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올리브영은 올해 연내 상장을 추진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CJ올리브영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하반기 기업공개 시장에 냉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하반기 상장 추진이 기대됐던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철회하거나 상장 일정을 연기하고 나선 탓이다. 최근에 CJ올리브영이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중단해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 CJ올리브영, 연내 상장 계획 철회

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은 올해 연내 상장을 추진하려던 계획을 접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기 어렵다는 주주 의견이 있어 연내 상장 추진 계획을 잠정 중단했다”며 “상장 작업 재개 시점은 시장 상황을 보고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미래에셋증권, 모건스탠리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며 상장 준비를 시작했다. 그간 올해 하반기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진행해왔다. 이달 중으로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전망돼왔지만 올해 상장 계획은 결국 무산됐다. 

CJ올리브영은 국내 H&B 스토어 시장 업계 1위사다. 올해 1분기 매장수 기준으로 CJ올리브영의 시장 점유율은 59.1%에 달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2조1,192억원, 영업이익은 38% 성장한 1,378억원으로 집계됐다.

CJ올리브영의 최대주주는 지분 51.15%를 보유한 CJ다. 이 외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경영리더와 장녀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가 지분 11.04%와 4.2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최대 4조원으로 추산돼왔다. 지난해 3월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로부터 4,000억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2조원 가량으로 평가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호실적과 시장 내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기반으로 CJ올리브영의 기업가치는 2~4조원 가량으로 평가됐다. 

◇ 대어급 기업, 줄줄이 상장 계획 철회 및 연기… 하반기도 빙하기

대주주와 CJ올리브영 측은 최근 증시 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제대로 된 몸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증시는 올해 초부터 미국 긴축 통화 정책과 인플레이션, 경기둔화 우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하반기도 시장 침체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이에 투자심리 위축으로 올해 상반기부터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속출했다. 상반기엔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와 원스토어 등 대어급 기업들이 상장 계획 철회했다. 

올 하반기 들어선 기업공개(IPO)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일었지만 이 또한 최근 찬물이 끼얹어진 분위기다. 하반기 IPO 최대어로 꼽혔던 현대오일뱅크가 지난달 상장 추진 계획을 철회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21일 IPO 계획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현대오일뱅크의 모회사인 HD현대 측은 “최근 주식시장 등 제반 여건의 악화 등에 따라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상장추진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지 채 한 달도 안 돼 이뤄진 결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업 가치가 최대 10조원으로 평가되는 대어급 기업이다. 

여기에 CJ올리브영마저 연내 상장 계획 철회에 나서면서 시장 분위기는 더 가라앉을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이는 올해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에게도 적잖을 부담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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