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백’(감독 윤종석)의 명장면, 명대사를 소개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자백’(감독 윤종석)의 명장면, 명대사를 소개한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탄탄한 스토리와 속도감 넘치는 전개, 배우들의 몰입도 높은 열연 등으로 ‘웰메이드 스릴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화 ‘자백’(감독 윤종석). 영화가 끝난 후에도 곱씹고 또 곱씹게 하며 진한 여운을 남긴 명장면, 명대사를 소개한다. 

‘자백’은 밀실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유망한 사업가 유민호(소지섭 분)와 그의 무죄를 입증하려는 승률 100% 양신애(김윤진 분)가 숨겨진 사건의 조각을 맞춰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2017년 개봉해 큰 인기를 끌었던 스페인 영화 ‘인비저블 게스트’를 한국 정서에 맞게 각색한 작품으로, 영화 ‘마린 보이’를 연출한 윤종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소지섭‧김윤진‧나나 등이 열연했다. 

“처음 본 변호사님한테 제 운명을 맡겨도 될지 저도 판단은 해봐야죠.” (유민호)

영화의 가장 큰 동력은 믿음과 의심, 진실과 거짓을 오가는 유민호와 양신애의 치열한 심리 싸움이다. 진실을 이끌어내기 위한 양신애의 사투와 어떤 상황에서도 경계의 벽을 허물지 않는 유민호의 대립이 팽팽하게 그려져 쫄깃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특히 유민호는 경찰에 소환된 절박한 상황에서 승률 100% 변호사 양신애를 만나지만, 신중한 태도를 잃지 않는다. 양신애 앞에서도 사건의 진실을 한 번에 털어놓지 않고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넘나들며 끊임없이 양신애를 시험한다. 불분명한 그의 진술은 관객에게도 혼란을 불러일으키며 서스펜스 스릴러의 매력을 배가한다. 

치열한 심리싸움을 펼친 소지섭(위)와 김윤진. /롯데엔터테인먼트
치열한 심리싸움을 펼친 소지섭(위)과 김윤진. /롯데엔터테인먼트

“고통 없는 구원은 없어요. 그리고 당신은 저보다 똑똑하지 않아요.” (양신애) 

진술을 번복하는 유민호 앞에서 양신애는 그를 넘어서는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다면 고통이 끝나고 구원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하는 양신애는 그가 똑똑하지 않다고 단호히 깎아내리면서 설득의 기술을 펼친다. 

유민호에게서 완전한 믿음을 이끌어내는 대담한 모습은 물론, 본인이 버티고 있는 고통에 대한 메타포를 담고 있어 강한 울림을 선사한다. 유민호를 꺾고 마침내 진실을 이끌어내는 양신애의 굳은 심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양신애를 연기한 김윤진 역시 개봉 전 진행된 영화의 제작보고회에서 해당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진술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의 감정을 완벽히 전달한 소지섭(왼쪽)과 나나. /롯데엔터테인먼트
진술에 따라 변화하는 인물의 감정을 완벽히 전달한 소지섭(왼쪽)과 나나. /롯데엔터테인먼트

“내 말 한마디면 넌 그냥 끝나. 그러니까 잘 생각해.” (김세희)

유민호는 한선재 실종 사건이 공개수사로 전환되면서 당시 김세희를 만났던 것을 떠올린다.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는 사건 속에 김세희의 싸늘한 협박은 두 인물 사이의 갈등을 표면적으로 드러내며 긴장감을 자아낸다. 특히 김세희의 모든 등장이 유민호의 입을 통해 재구성된 장면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자신이 소유한 모든 것을 잃을 것을 걱정하는 유민호의 두려움이 투영된 대사로도 해석할 수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절찬 상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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